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조선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조선3사의 각기 다른 실적보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례적으로 내년도 적자 전망치를 발표한 반면, 대우조선은 1조원대 누적 영업이익을 내세웠다. 올 한해 분사를 통한 경영효율화를 진행해온 현대중공업은 조심스레 재무건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를 구조조정에 실패한 한 해로 규정하며 내년도 적자 전망치를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삼성중공업은 내년도 예상 매출이 5조1000억원, 영업손실이 2400억원될 것이라고 공시했다. 올해 매출은 7조9000억원, 영업손실은 4900억원 가량이다.

반면 대우조선은 자구책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945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우조선의 누적 기준 1~3분기 매출은 8조6087억원으로 삼성중공업에 앞서지만 업계에서는 "2015년 수주 가뭄의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는 가운데 흑자 기록은 보기 드문 케이스라"는 반응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8000억원대 대손충당금 환입액과 자산매각 효과가 상당부분 차지할 것"이라며 "상반기에 약 3900억원을 환입한 것이 흑자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영업과는 무관한 재무적 조치에 따른 흑자라는 지적이다. 

또 이 관계자는 "상반기 1조원대 영업이익 가운데 대손충당금 환입액이 차지하는 부분이 4000억원에 달했지만, 충당금 환입이 없었던 3분기에는 그 효과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산매각을 통한 일회성 고정자산 처분이익이 2000억원에 육박한 동시에 직원수를 4분의 1로 줄이는 인력 구조조정 역시 흑자의 요인으로 꼽인다. 

3분기 기준 대우조선의 직원 수는 1만명 안팎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500여명 줄어든 수준이다. 임금 반납 등으로 1인당 평균 급여도 절반 수준으로 깎여 인건비 역시 15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영업 활동이 아닌 자산매각 등의 조치가 흑자의 요인이어서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신규수주에서 대우조선은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현대중공업 75억달러, 삼성중공업 65억달러에 뒤쳐져 25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4개 사업부문의 분사를 추진한 현대중공업의 실적 발표는 재무건전성에 초첨을 맞춰졌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영업이익 935억원으로 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역시 정유부문 수익개선과 분할회사 수익, 현대중공업 지분법평가이익 등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케이스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구조조정에 실패한 한 해로 평가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지난 조선업황 악화로 2016년 연간 수주실적이 5억달러 수준으로 급감해온 동시에 내년도 조업물량을 추가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측이 밝힌 올해 인력 효율화는 노사합의 지연 등으로 인해 700명 수준에 그쳤으며 수주실적 67억달러 가운데 내년도에 발생하는 매출은 약 2.7조원에 불과했다.

구조조정 또한 노사합의 지연 등으로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도 연간 실적에서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례적인 전망치 발표와 관련 "30억달러 상당의 에지나 FPSO 등 현재 발주처와 협상 진행 중인 공사까지 수익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분식을 해서라도 수익을 키우려는 관행과 정반대되는 모습"이라는 반응이다.  

한 회계사는 "30억달러 상당의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는 삼성중공업이 2013년에 나이지리아에서 수주, 현재 공사 진행 중인 프로젝트라 수익으로 잡을 수 있음에도 미실현 수익으로 두는 것은 다음을 대비한 포석"이라고 평했다.

그만큼 내년도 조선 시황이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측 역시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과 업황 회복 전망 등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전과 달리 조기에 전망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발생하는 적자는 2015년 수주 가뭄으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며 "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2019년부터는 매출이 회복되고 흑자 전환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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