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된 이상훈 경영지원실장. 실장직 사퇴를 선언했으나 사외이사들의 추천으로 내년 3월 이사회에 합류,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윤부근ㆍ신종균 사장도 퇴진하고 김기남 사장과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이 각각 DS부문과 CE 부문, IM 부문을 맡는다.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권오현ㆍ윤부근ㆍ신종균 체제가 막을 내리고 50대 후반의 사장단이 새로운 트로이카 체제를 구성한다. 전격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등장한 신임 사장단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임무를 맡은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는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이 사외이사들의 추천 형태로 추대됐다. 이상훈 이사회 의장 내정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인사로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 권오현 의장의 사퇴로 인해 생긴 공백을 메우며 과도기 삼성전자를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31일, 김기남 사장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으로, 김현석 사장을 삼성전자 CE부문장 사장으로, 고동진 사장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으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에 이어 윤부근ㆍ신종균 사장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더 이상 후임 선정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인사를 조기에 단행했다"고 밝혔다.

김기남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삼성 종합기술원장과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fellow)이다.

김현석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선도해 11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 분야의 최고 개발 전문가다.

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과 실장을 역임하면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갤럭시 신화를 일구며 모바일 사업 일류화를 선도해온 인물이다.

윤부근ㆍ신종균 사장은 각각 CE부문장과 IM부문장직을 사퇴하고, 이사회 이사와 대표이사직도 임기를 1년 단축해 내년 3월까지 수행하기로 했다. 이들에 앞서 사퇴를 선언한 권오현 부회장은 내년 3월, 윤부근ㆍ신종균 사장은 2019년 3월이 이사회 이사와 대표이사직 임기만료 시점이다.

윤부근ㆍ신종균 사장은 "삼성의 도전과 성취의 역사를 함께 한데 대해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며 "후임자들이 삼성의 미래성장을 훌륭하게 이끌어 나갈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2012년부터 경영지원실장(CFO)을 맡아온 이상훈 사장도 사퇴를 선언했는데, 이 사장은 사외 이사들에 의해 이사회 의장에 추천됐다. 미등기 임원인 이상훈 사장은 경영일선에선 물러났으나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합류, 삼성전자 이사회를 이끌게 됐다.

삼성전자 고위직 출신의 한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상훈 사장은 이건희 회장에게 이학수 사장과 같은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중 이 부회장의 의중을 실어 이사회와 전체 삼성전자를 리딩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롭게 부문장을 맡은 김기남ㆍ김현석ㆍ 고동진 사장도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이사로 선임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인사 소식을 접한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라고 할 만큼 정점에 올라 있는데, 이같은 상황에서 큰 흠을 찾기 힘든 기존 부문장들을 전면 교체했다"며 "이는 사실상 '비상 상황'을 전제로 한 쇄신 인사"라고 평가했다.

앞서 사퇴를 선언한 권오현 부회장은 "반도체 호황 등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으나 이는 오너의 결단과 전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기존 사업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며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진출을 결정한 이병철 창업주, 해당 부문 집중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치킨게임의 승자가 되게끔 한 이건희 회장의 결단으로 반도체 특수를 누리고 있는데, 이에 더해 4차산업혁명의 전야를 맞아 신성장 동력 발굴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윤부근ㆍ신종균 사장의 임기가 1년 반 가량 남아있는 상황에서 조기 퇴진까지 결정한 것은 의외라는 평이다. 퇴진을 선언한 기존 사장단은 50년대 초중반에 출생한 60대 중후반의 인사들인데, 신임 사장단은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초반에 출생한 50대 후반 인사들이다. 신성장 동력 발굴의 책임이 이들 신세대들에게 맡겨진 것이다.

파격적인 사장단 인사가 이뤄진 만큼 지난해 연말부터 적체돼 있던 임원인사도 대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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