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퇴진을 선언한 CEO 트로이카를 원로 경영진으로 예우하고 평균 연령 50대 중후반의 부문장과 사장단 승진자를 확정했다. 삼성전자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들에게 예우를 갖추는 한편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를 단행,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최지성 전 부회장·장충기 전 사장의 퇴진과 미래전략실 해체, 이번 인사가 맞물리며 세대교체의 폭이 커졌고 전체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위상이 더욱 커졌다.

신임 경영진들은 50세인 이재용 부회장과 세대간 간극이 크지 않은 '젊은 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이상훈 이사회 의장 내정자의 조율하에 협업과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2일 삼성전자는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CR담당 부회장으로,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3인 모두 사업현안과 한 발짝 거리를 둔 보직을 맡았다. 이사회 의장으로 삼성전자의 '무게중심'이었던 권오현 전 부회장은 회장 승진으로 어느 정도 예우를 받았다는 평이다.

사장 승진자는 ▲삼성전자 팀백스터 부사장(삼성전자 북미총괄 사장 겸 SEA 공동법인장) ▲삼성전자 진교영 부사장(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강인엽 부사장(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텀 LSI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정은승 부사장(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한종희 부사장(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 삼성디스플레이 노희찬 부사장(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 ▲삼성전자 황득규 부사장(중국삼성 사장) 등 7인이다.

팀백스터 삼성전자 북미총괄 사장은 AT&T, 소니를 거쳐  2006년 삼성전자 미국판매법인에 합류한 영업마케팅
전문가다.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에서 TV 사업 1위를 지키고 생활가전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을 높게 평가받았다.

진교영 신임 사장은 메모리 공정설계와 DRAM 소자개발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글로벌 초격차 기술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강인엽 사장은 퀄컴에서 13년간 통신칩 개발을 주도한 모뎀 분야 최고 전문가다.  올해 시스템 LSI 사업부장으로 부임했는데, 향후 시스템 LSI를 메모리에 버금가는 초우량 사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은승 사장은 시스템 LSI 사업 태동기부터 주요 공정개발을 주도하며 '로직공정 개발의 산증인'으로 평가받아 왔다.

한종희 사장은 TV개발 분야 최고 전문가로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11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를 달성한 주역으로 꼽힌다. 노희찬 사장은 2015년 말부터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온 재무관리 전문가다.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이상훈 전 CFO의 뒤를 이어 글로벌 경영관리를 맡게 됐다.

황득규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에서 구매팀장, 감사팀장,기획팀장 등 스탭부문을 두루 거쳤다.대내외 네트워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향후  중국에 진출한 관계사 비즈니스 지원 및 중국 내 소통창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무려 4인의 사장 승진자를 배출했다. 이는 해당 부문에서 내고 있는 탁월한 성과를 반영한 '성과주의' 인사로 꼽힌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은 3분기 중 매출 19조9100억원, 영업이익 9조9600억원을 각각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의 원동력이 됐다.

사장 승진자 외에도 ▲삼성전자 김기남 DS부문장 사장이 종합기술원장을 ▲ 삼성전자 김현석 CE부문장 사장이 생활가전사업부장과 삼성리서치장을 ▲삼성전자 고동진 IM부문장 사장이 무선사업부장을 ▲ 삼성전자 정현호 전 사장이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장 사장을 겸직한다.

삼성전자는 "회사발전에 크게 기여를 한 사장단을 승진시켜 노고를 위로하고 경영자문과 후진양성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한편 핵심사업 성장에 기여해 온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주의 인사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사장 승진자 7인의 평균 연령은 55.9세다. 사장단 중 최연소자인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은 54세다. 앞서 부문장 인사를 통해 임명된 '신(新) 트로이카' (DS부문 김기남 사장, CE부문 김현석 사장, IM부문 고동진 사장)의 평균 연령은 57세다. 권오현·윤부근·신종균 등 기존 부문장들의 연령(63.3세)과 비교하면 세대교체의 흐름이 뚜렷하다.

'젊어진' 삼성전자 사장단은 1968년생(50세)인 이재용 부회장과 세대간 간극이 크지 않다.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의 부재 중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를 이끌 주역들을 대폭 물갈이하는 '결단'을 내린 것인데, 이를 두고 재계 관계자는 "아마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문에 휘말리지 않았어도 이와 같은 모양새와 규모의 인적쇄신을 단행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승계가 확정된 이 부회장이 2018년 3월에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할 것이 당초 유력했는데, 이에 발맞춰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맡아야 할 이사회 의장 자리를 이상훈 전 경영지원실장이 맡은 것만 빼면 이같은 그림은 처음부터 이 부회장이 그려온 구도였을 것"이라며 "새로운 경영진의 '롱런'은 이들이 4차산업혁명 전야를 맞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느냐에 달렸는데,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시점과 맞물려 이들의 행보가 눈길을 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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