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해운선사 CMA CGM사가 운용 중인 컨테이너선 마르코폴로 호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지난 3년 극심한 해운 불황으로 발주가 끊어졌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신조 일감이 시장에 나오면서 국내 조선과 해운업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영국의 해운전문지 로이드 리스트(Lloyd Lists)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컨테이너 선사인 'CMA CGM'은 2만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2만TEU급 컨테이너선의 선가는 척당 1억6600만달러로 여기에 옵션 3척에 대한 계약까지 성사될 경우 업계에서는 15억달러에 이르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CMA CGM'도 현재 기술 협의 단계라며 관련 소식을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TEU는 길이 약 6.1m의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하며, 2만TEU급은 통상 2만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선박이다. 

글로벌 해운동맹 오션얼라이언스의 맹주인 'CMA CGM'이 이처럼 초대형 선박 발주를 검토하는 것은 다른 해운 동맹과의 '운임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목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CMA CGM의 경우에는 시장점유율이 3위이면서도 아직까지 2만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을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같은 동맹 소속이 중국계 코스코라인에 맹주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기 위해서라도 신조 발주를 이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머스크를 등 대형 해운사들은 2010년대 초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대형화 경쟁을 벌인 바 있어 4대 해운동맹 체제 와해와 한진해운 파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실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2015년 이후 컨테이너선 계약 자체가 없으며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이란으로부터 1만4000TEU급을 수주한 것이 전부인 상황이라 업계에서도 실제 수주 전망을 높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해운동맹이 2M+H(머스크, MSC, 현대상선), 디얼라이언스(NYK, MOL, 케이라인, 양밍, 하파그로이드), 오션(CMA CGM, 코스코, 에버그린, OOCL) 3대 얼라인언스로 재편되면서 '덩치 키우기 경쟁'과 함께 신조선 발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본의 3대 해운사인 NYK, K라인, MOL 3사는 오는 7월 1일부터 컨테이너 부문을 합병하면서 선복량 140만TEU를 자랑하는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로 새출발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중국의 코스코 역시 지난해 초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CSCL)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머스크도 최근 글로벌 7위 규모의 해운사인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연말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머스크의 선복량은 현재 324만TEU에서 384만TEU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조선업체들이 내심 발주를 기대하며 수주전에 나서고 있으나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마냥 반가운 소식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현대상선이 국적선사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선복량 37만1705TEU로 전세계 해운시장 점유율 1.8%로 국제 기준 영세 선사에 머물고 있으며 SM상선도 한진해운의 미주 항로를 인수하며 컨테이너 시장에 진입하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앞으로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 컨테이너선 운임은 2분의 1에 불과하다"며 "한진해운 사태로 국가기간 산업으로서의 조선‧해운업에 대한 인식이 다소 바뀌었지만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해운사들이 수익을 내기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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