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열린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합병법인 운영 계획 설명회에서 이형희 SK텔레콤 MNO 총괄이 계획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 제공=SK텔레콤>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지난 14일부터 20여개 주요 일간지에는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려는 진정한 의도가 무엇입니까’라는 제목의 광고가 실렸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반대하는 KT와 LG유플러스가 그 동안의 의견을 담아 광고로 낸 것이다.

이 광고는 SK텔레콤이 과거 신세기통신과 하나로통신을 인수하고 현재의 ‘1위 사업자’로 거듭나 쌓아온 이익이 소비자 권익에 쓰였는지에 대한 반문과 SK텔레콤의 독과점 체제에 대한 우려를 주로 다뤘다.

SK텔레콤은 이익의 85% 가량이 꾸준히 재투자되고 있으며 법적 장치와 강력한 경쟁자의 존재로 독과점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이번 광고에 대해서는 직접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그 배경에는 경쟁사들의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케이블TV방송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가입자를 흡수하게 되면 KT는 독보적인 유료방송 1위 사업자 자리를 위협당할 가능성이 있으며 LG유플러스는 3사간 경쟁이 ‘2강 1약’ 체제로 굳혀질까 노심초사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이 이처럼 거센 반대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하는 가장 큰 명분은 ‘산업 위기 돌파’다. 위기에 처한 방송·콘텐츠 산업을 살리고 스스로도 ‘종합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1위와 케이블TV 1위 사업자의 결합에 따른 여러 부정적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얻을 것이 잃을 것보다 많다면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여론은 다소 관대해질 수 있다. 이는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심사와 인가를 맡고 있는 정부의 부담도 다소 완화시킬 수 있다.

실제 직접 경쟁자인 KT와 LG유플러스 외에 방송 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이 방송을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이고 믿을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CJ헬로비전 인수 후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법인 운영과 방송산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KT와 LG유플러스는 “새로울 것이 없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며 비난했지만 SK텔레콤은 기존 방송업계에서 어려움이 있던 계획을 제대로 추진해 ‘문화산업 융성’까지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우선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합병 후 향후 5년 간 약 5조원을 ▲디지털전환, UHD 확대 등 케이블 망 고도화 ▲쌍방향 지능형 네트워크 구현 ▲콘텐츠 산업 및 스타트업 지원 등 미래형 인프라 고도화와 미디어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약 7조5000억원의 생산유발과 4만8000여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또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은 국내 콘텐츠산업 활성화를 위해 향후 1년간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운영할 계획이다. 조성된 펀드는 콘텐츠 제작에 2200억원이 투자되고 관련 스타트업에 1000억원이 지원된다.

아울러 인프라 투자를 통해 현재 약 50% 수준인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율을 5년 내에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개인화·멀티스크린 서비스 강화, 음성·핀테크 등 융합형 서비스 개발과 같은 기술 투자와 고화질 영상 전송 기술 고도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등 차세대 콘텐츠 적극 발굴·상용화를 통해 고객들의 이용 편의를 대폭 증대시킨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합병이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 서비스 강세와 중국의 자본력을 통한 콘텐츠 산업 잠식에 대한 대응책이 될 수 있으며 적극적 투자로 침체된 케이블업계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임헌문 KT Mass총괄 사장이 케이블TV 업계와 상생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번 인수합병에 따른 효과로 업계 전반에서 변화의 움직임을 촉진하고 있는 반증이라는 게 SK텔레콤의 주장이다.

한편,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KT와 LG유플러스의 광고전 움직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일반적인 행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미래부 등 정부의 인가 후에 완료될 수 있으며 찬반 양측 모두 인가 시점과 조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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