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사진=신세계백화점]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백화점 3사가 올해 화두를 ‘안정화’로 잡고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지난해 신사업과 확장으로 규모를 키운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업계가 다음 주부터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오프라인 유통기업 주총 일정은 21일 신세계, 26일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28일 이마트 등이다.

◇주총 안건으로 살펴본 운영방안

각사의 주총 안건을 살펴보면 올해 기업들의 운영 방향을 예측해볼 수 있다. 백화점 및 대형마트가 속한 오프라인 유통 상장사들은 내실 다지기에 주안점을 두고 사내이사 선임 등을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신세계백화점은 박주형 신세계 부사장과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부사장 등 2명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 역시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이외에도 금융단국의 권고에 따른 배당절차를 개선한다. 금융당국은 배당 기준일을 의결권 기준일과 분리하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상장회사의 배당액이 확정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롯데쇼핑도 주총에 김상현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사장, 장호주 롯데그룹 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냈다. 이외에도 사외이사에 심수옥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와 조상철 법무법인 삼양 변호사 재선임, 한재연 BnH세무법인 회장을 신규선임하는 안건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26일 주총에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냈다. 이외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와 민왕일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냈다. 윤석화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권영옥 숙명여대 경영학부장, 박주영 숭실대 경영대학 교수를 재선임하는 내용도 안건에 포함됐다.

백화점 3사의 주요 안건은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조직 안정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올해 운영방안을 엿볼 수 있다.

◇신사업 빠진 안건···위기론 속 안정화 모색

올해 유통 빅3 주총 안건엔 신사업이 빠져 있다. 본업 외 사업으로 외연 확장을 위해 정관을 개정하는 안건이 올라오던 지난해와는 정반대 분위기다.

지난해 주총 안건을 살펴보면, 신세계백화점은 부가통신사업,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롯데쇼핑 역시 주류소매업, 일반음식점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신사업 관련 정관 개정은 빠져 있다. 오히려 각 그룹 계열사 주총 안건엔 미운영 사업을 삭제하는 내용이 올라와 있는 곳도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여행업, 관광여행알선업, 방역소독업, 자동차 판매중개 및 대행업, 자동차관리업, 각종 오락장 운영 등의 사업 목적을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현재 진행되지 않는 사업이라는 이유다. 대신 롯데하이마트는 옥외광고 사업을 추가할 방침이다.

이마트도 2020년 주총에선 전기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준비했으며, 지난해엔 주류 소매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엔 한채양 이마트 대표와 임영록 신세계 경영전략실장,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 등 3명의 사내이사 선임건만 올라왔다. 

주요 유통기업이 주총 안건으로 ‘안정화’를 내세운 이유는 경영 환경이 점점 어려운 상태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고금리와 경영비용 증가로 인해 일각에선 오프라인 유통업의 위기론까지 나온 상태다.

특히 백화점은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들어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 롯데백화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2% 감소한 4788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전년대비 12.4% 줄어든 4399억원, 현대백화점도 전년대비 6% 감소한 3562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소폭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친 셈이다. 2022년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대비 올랐었다. 업계에선 지난해 고물가와 고금리 때문에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이에 유통기업은 내실을 다지며 본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사업보다는 기존 백화점의 리뉴얼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22년까지만해도 팬데믹 돌파구로 ‘미래 먹거리’와 ‘신사업’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외연 확장에 집중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안정화가 더 중요해졌다. 또 올해부터 백화점의 복합쇼핑몰화를 목표로 하는 리뉴얼도 진행되기 때문에 신사업으로 눈을 돌릴 틈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본 바탕이 탄탄해야 신사업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기에 우선은 내부 경영진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다양한 조직 개편을 통해 기틀을 잡아놓은 만큼, 주총에서 주요 안건이 통과되는대로 안정적인 경영과 성과 부문에서 시너지가 난 뒤 신사업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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