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당당치킨’을 홍보하는 모습.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 ‘당당치킨’을 홍보하는 모습. [사진=홈플러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치킨업계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가 가격 및 원산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위시로 한 유통업계 가성비 치킨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는 가성비 치킨을 내놓으며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를 위협 중이다. 고물가 시대에 이른바 ‘미끼 상품’ 역할을 하던 가성비 치킨은 최근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 논란과 맞물리며 품귀 현상까지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상차림비, 원산지 논란···홍역 치르는 치킨 프랜차이즈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BBQ가 이른바 ‘상차림비’를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분을 샀다. 기프티콘을 이용해 매장에서 치킨을 먹은 뒤 계산할 때가 돼서야 가맹점에서 상차림비를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상차림비 논란에 BBQ 측이 진화에 나섰지만 그나마 이 과정도 시원치 않다.

BBQ는 당초 해당 기프티콘이 본래 포장·배달 전용으로 출시된 것으로, 내점 이용을 원하는 고객에겐 매장마다 추가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안내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실과 달랐다. BBQ는 추가 입장문을 통해 고객이 부과받은 요금은 이른바 ‘상차림비’가 아니라, 해당 매장의 포스기 오류로 고객에게 잘못 안내됐던 것이라고 전했다. 고객이 4000원 할인가에 구매한 기프티콘 내역이 매장 포스기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매장 직원은 고객에게 4000원 차액을 ‘추가금’이라고 안내했던 것이었다.

BBQ가 고객에게 설명을 하고 환불도 했으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미 과거에도 매장에서 기프티콘으로 식사했더니 상차림비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만큼 이번에도 논란이 일자마자 제대로 바로잡았어야 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bhc치킨은 최근 원산지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사진=bhc그룹]
bhc치킨은 최근 원산지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사진=bhc그룹]

bhc치킨은 치킨 원산지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5월 bhc치킨이 순살치킨 메뉴 7개의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교체한 바 있다.

브라질산 닭고기가 품질이 떨어지진 않지만, bhc치킨의 가격 인상과 관련해 문제가 일었다. bhc치킨은 지난해 12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메뉴 가격을 500원~3000원 인상했다. 그러나 브라질산 수입 냉동육 원가가 국내산 닭고기의 70~80%대라는 설명이 나오면서 문제가 됐다.

여기에 정부가 수입 닭고기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하고 있어 원부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그간 bhc치킨 영업이익률이 경쟁사보다 높았다는 것도 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 요인으로 작용했다.

bhc치킨은 치킨 수급이 불안정한 시기 계약을 했다면서 앞서 체결한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국내산 재료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치킨업계 1위’ bhc치킨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오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이외에도 아라치 치킨은 광고 모델인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이 태도 논란에 휩싸였고, 60계 치킨은 닭똥집 튀김에서 이물질이 나와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마트가 9980원에 출시한 ‘두마리 옛날통닭’. [사진=이마트]
이마트가 9980원에 출시한 ‘두마리 옛날통닭’. [사진=이마트]

◇1만원대 극가성비, 품질까지 향상된 대형마트 치킨

이런 가운데 한 마리 2만원대, 배달비 포함 3만원에 가까운 치킨 가격도 소비자 주머니에 부담을 더하자 대안으로 대형마트 치킨이 급부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3% 올랐다. 이 중 치킨 물가상승률은 전체 외식 평균 상승률보다 높은 5.4%에 달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는 이런 틈새를 적극 공략했다.

이마트는 3월 50만수 한정으로 ‘두마리 옛날통닭’을 9980원에 선보였다. 국내산 계육을 시장 통닭처럼 튀긴 방식으로, 한 마리 2만원대 시대에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2마리로 소비자를 잡겠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도 자체 치킨 브랜드인 ‘당당치킨’ 후속작인 ‘당당 뿌렸당 치킨’을 출시했다. 치즈 시즈닝 가루를 뿌린 제품으로, bhc치킨의 대표적인 메뉴 ‘뿌링클’을 연상케한다. 가격은 8990원으로, ‘뿌링클’ 절반 수준이다.

홈플러스가 2022년 6월 물가안정 일환으로 선보인 ‘당당(당일 조리, 당일 판매)치킨’은 출시 500일을 훌쩍 넘었다. 당당치킨의 폭발적인 인기에 ‘당당 시리즈’로 라인업을 확대한 결과, 지난 1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 710만 팩을 돌파했다. ‘당당치킨’ 후라이드 가격은 6990원이다.

편의점 역시 치킨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쏜살치킨’을 리뉴얼하며 가성비를 내세웠다. [사진=GS리테일]
편의점 역시 치킨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쏜살치킨’을 리뉴얼하며 가성비를 내세웠다. [사진=GS리테일]

소비자가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편의점도 가성비 치킨 대열에 합류했다. 

GS25는 지난해 12월 ‘쏜살치킨’을 리뉴얼하면서 원재료를 가슴살 부위에서 100% 다리살로 변경했다. 반변 가격은 1만 3000원에서 1만 1900원으로 인하했다. GS25 측은 리뉴얼 이후인 지난해 12월15일부터 31일까지의 쏜살치킨 매출이 리뉴얼 직전 동기인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14일과 비교해 834.8% 성장했다고 전했다.

세븐일레븐도 즉석 후라이드 치킨을 1만 2900원에 선보이고 치킨 관련 행사를 대폭 늘렸다. 순살꼬치와 매콤숨살꼬치 제품의 2+1 행사와 더불어 한정수량 소진시까지 치킨가라아게 제품을 7700원에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가성비 치킨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이른바 ‘미끼상품‘이었다.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부가 소비를 유도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엔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델리 분야를 강화하면서 ‘저가 치킨’이라는 인식 대신, 품질도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 못지 않으면서 가격은 절반 수준인 ‘가성비’를 확실히 잡은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형마트들이 델리 확대 선봉장에 치킨을 내세우고 있고, 편의점도 치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냉동치킨, 즉석치킨 제품도 고물가 시대에 판매량이 급상승하면서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를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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