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의 봄 시즌 비주얼 이미지. [사진=롯데쇼핑]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유통업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란, 이용자의 특정 요구에 따라 결과를 생성해 내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AI 활용 영역이 검색 및 개인 맞춤형 추천, 챗봇 상담 등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데 한정됐다면 최근에는 기업의 여러 업무에 적극 활용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는 마케팅 업무에서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일례로 롯데백화점은 올 봄 시즌 비주얼 이미지를 AI를 사용해 만들어냈다. 생성형 AI를 통해 시즌 비주얼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텍스트를 통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미드저니’를 활용하는 AI 아티스트와 협업했다. 

특히 이번 활용은 단순히 업무의 효율성을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됐다는 게 사 측의 설명이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무궁무진한 표현이 가능한 생성형 AI를 선택했다는 것.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생성형 AI를 통한 봄 시즌 비주얼 연출은 기존 유통업계에서의 AI 활용 범위를 넓힌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도입해 광고 카피·판촉 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을 맡기고 있다. 루이스에게 봄과 입학식을 키워드로 하고, 향수 광고 문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향기로 기억되는, 너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루이스는 하루 평균 마케팅 제목과 본문 각 330건을 생성해 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2주가량 걸리던 행사 홍보문구 선정 소요 시간을 3~4시간으로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현대그린푸드,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에도 루이스 활용을 확대하기도 했다. 

풀무원이 온라인몰 상품정보 모니터링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풀무원] 

◇소비자 ‘알권리’ 보장하고 ‘의견’ 듣는다 

풀무원은 ‘온라인몰 상품정보 모니터링 자동화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도입했다. 제품 정보를 AI가 모니터링해 오차 없이 관리하는 것이 핵심으로, 소비자의 ‘안전할 권리’와 ‘알 권리(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통상적으로 식품업계는 다양한 환경 변화에 따라 제품 정보가 변화될 수 있다. 이에 제품 세부 표시사항 변경 및 적용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데, 방대한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 즉각적인 반영이 누락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또 사람이 이미지로 기재된 정보를 확인 및 대조하는 과정을 거쳐 휴먼 에러 발생 가능성도 있다. 

이에 풀무원은 이번 AI 활용으로 상품 정보 오기(誤記)로 인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리스크 요소를 빠르게 파악함으로써 법규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GS샵은 고객 의견을 AI 기술로 분석할 수 있는 ‘VOC 인사이트’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이를 통해 △고객 상품평 3000만 건 △취소, 반품 및 기타 문의와 고객 요청 3000만 건 등 최근 3년간 수집한 고객 의견을 분석하고, 이를 상품, 방송, 품질 등 영업 전반에서 반영한다.   

예를 들어 최근 론칭한 인플루언서 뷰티 브랜드 밀리밀리에 대한 최근 한 달 VOC를 분석해 보면 리뷰 긍정률은 93%이며, ‘촉촉’, ‘믿다’, ‘부드럽다’ 등의 단어가 많이 등장해 고객이 만족하는 부분을 내부 직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고객센터에 접수된 문의로는 구성품 내용이 많아 이를 빠르게 확인하고 패키지를 개선할 수 있었다. 

GS샵 관계자는 “최근 미디어 환경 변화로 홈쇼핑이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최신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더 집중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을 일궈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가 AI 셀링코치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진=11번가]
11번가가 AI 셀링코치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진=11번가]

◇직원 아닌 ‘사업’ 되기도  

AI 활용이 하나의 ‘사업’으로 발전한 사례도 있다. 11번가는 이달부터 판매자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상품판매를 위한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 ‘AI셀링코치’를 출시했다.  

AI셀링코치는 판매자 회원에게 셀러애널리틱스를 통해 제공하던 가격, 리뷰, 경유페이지, 유입키워드 등의 분석 데이터에 더해, 검색어 빅데이터 기반으로 제공되는 신규 AI분석 리포트 아이템찾기, 상품진단하기를 추가한 서비스다.

먼저 아이템찾기는 11번가 검색 및 판매 트렌드를 한 눈에 보여주고, 특정 상품 키워드에 대한 현 시장 상황 및 경쟁 환경 등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판매자의 사업 전략 구상에 도움을 준다. 상품진단하기는 보다 심화된 판매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11번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광고마케팅 수단들과 연계한 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AI셀링코치 서비스 자체는 11번가 판매자 회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아이템찾기를 이용할 수 있는 스탠다드(월 1만9900원)와 상품진단하기까지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월 3만9900원) 중 선택 가능하다.  

롯데홈쇼핑의 가상 인간 쇼호스트 ‘루시’도 대표적인 사업화 사례다. 루시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29세 모델이자 자동차 디자인 연구원으로,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중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다는 설정이 있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루시를 내세운 패션 프로그램 ‘루시톡라이브’를 새롭게 론칭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35분 루시가 패션, 잡화, 레포츠 등 한주간 인기 있었던 상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방송은 루시의 AI 아바타를 구현하고 음성합성(TTS, Text to Speech) 기술로 제작된 목소리를 송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 8일 첫 방송 결과, 1시간 동안 실시간 채팅수는 전주 동시간대 대비 5배 이상 늘어나는 등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앞으로 디지털 기술과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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