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첫 전기차 RZ(오른쪽)과 신형 RX.[사진=렉서스코리아]
렉서스 첫 전기차 RZ(오른쪽)과 신형 RX.[사진=렉서스코리아]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렉서스코리아가 다시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비 판매량 44%를 훌쩍 넘기며 국내 하이브리드 강세를 여실히 증명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못지않게 전기차에 주력하겠다던 지난해 약속과 달리 초라한 성적으로 ‘전동화 낙제생’ 이미지를 벗지 못한 점은 과제로 남는다.

렉서스코리아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해 판매량은 1만3561대. 연말로 예측됐던 ‘1만대 클럽’ 복귀는 지난해 9월 무난히 달성하고도 3500대가량을 더 팔았다. 전년(2022년) 7592대에 비해서도 78.6% 오른 수치다.

형제 브랜드 토요타코리아가 지난해 라브4, 크라운 크로스오버, 하이랜더, 알파드, 프리우스 등 꾸준한 신차 출시에도 8500여대를 판매한 데 비하면, 지난해 전기차 RZ450e와 하이브리드 모델 신형 RX 3모델 정도만을 추가한 렉서스의 판매량은 더 괄목할 만하다.

이 같은 성과엔 전기차 판매 저하와 함께 하이브리드가 대안으로 떠오른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전문매체 분석에선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2021년 111.2%에서 2022년 60.0%에 이어 지난해에는 31.5%로 둔화했다. 국내 역시 전기차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10~11월 전기 승용신규 등록 대수는 2만5499대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 2만8766대보다 11%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전기차가 부진할수록 하이브리드 인기는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하이브리드차 등록대수는 154만2132대로 2021년(117만507대) 대비 31.7% 늘어났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외길을 걸었던 토요타‧렉서스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렸다. 토요타‧렉서스는 세단, SUV 등 다양한 세그먼트로 확장해, 국내 신차 시장에 입지를 공격적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해 1월 부임한 콘야마 마나부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모두를 위한 전동화’ 전략을 강조하며 올해만 토요타‧렉서스 총 8종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전기차 확대 분위기 안에서 소비자 선택지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렉서스 최다 판매모델 ES. [사진=렉서스코리아]
렉서스 최다 판매모델 ES. [사진=렉서스코리아]

특히 토요타 브랜드의 럭셔리급으로 잘 알려진 렉서스에 수혜가 컸다. 지난해 수입 하이브리드 모델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렉서스 ES(7839대)다. 파워트레인 구분 없이도 벤츠 E클래스(2만3638대), BMW 5시리즈(1만6100대), 벤츠 S클래스(9409대)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이 팔린 수입 승용차로 이름을 올렸다.

렉서스 ES는 2018년 7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와 2021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친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세련된 외관과 빼어난 성능, 연비 장점을 기반으로 브랜드 점유율 60%에 육박할 만큼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반면 ES 단일 모델에만 판매량이 쏠리며 편중화된 모습은 타 모델 판매량을 저하시키고 신차 출시,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순수 전기차 ‘RZ450e’를 내놓으며 “글로벌 전동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한국시장 특성에 맞춘 전동화를 추진하겠다”던 의지와 달리 지난해 단 75대를 팔아 체면을 구겼다. 올해 신차 계획도 확정 전이다. 렉서스가 일부 모델에만 의존하는 모습이 아닌 좀 더 적극적인 신차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하이브리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결국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글로벌 시장은 이미 전기차 시대를 향하고 있다. 더 늦지 않게 전동화 전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렉서스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시장에서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관심이 큰 상황이라 렉서스 브랜드 역시 하이브리드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부터는 고객을 대상으로 전기차 경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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