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폐업 사업자가 80만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때 최고 상권이었던 명동에서도 폐업이 속출했었다. [사진=연합뉴스]
연간 폐업 사업자가 80만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때 최고 상권이었던 명동에서도 폐업이 속출했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매년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80만명에 달하고 있다. 폐업률은 낮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만큼 취업난에 창업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흔들림 없이 오랜 기간 가맹점을 유지하는 ‘장수 프랜차이즈’의 차별화된 경영 방식이 주목 받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 폐업자 수는 지난 2017년 83만7714명, 2018년 83만884명, 2019년 85만2572명으로 최대치를 찍은 뒤 2020년 82만7832명, 2021년 81만9190명에 이어 2022년엔 79만9636명 수준이다. 폐업률이 폐업자 수와 관계없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동사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는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연말 634만2420명이던 가동사업자는 지난해 연말 842만5342명에 달한다. 5년간 32.8% 가량 늘었다. 

자영업자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음식점업, 숙박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년 내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40.8%를 차지했다. 폐업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9.4%)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으며,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 상환 부담(16.7%)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폐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인 프랜차이즈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BBQ는 패밀리(가맹점주) 자녀들 장학금을 지원해 가맹점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그룹]
BBQ는 패밀리(가맹점주) 자녀들 장학금을 지원해 가맹점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그룹]

한국의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22년 기준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은 약 2만5000개에 달한다. 이 중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한 대형 프랜차이즈는 약 1000개 브랜드다. 

특히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약 2배 증가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랜 기간 브랜드를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들이 눈에 띄고 있으며 이들은 각자 나름의 장점과 차별성을 앞세워 시장에서 생존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다.

시그니처 재료와 메뉴는 장수하는 프랜차이즈의 경쟁력 중 가장 기본이다.

1995년 설립돼 2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기름에 함유된 트랜스 지방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튀긴 음식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올리브유 중에서도 최고급유이자 ‘신이 내린 선물’이라 불리는 ‘100%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후라잉오일의 원료로 도입했다. 100%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활용한 ‘황금올리브 치킨’은 BBQ 대표 메뉴로 불리며 출시 이후 현재까지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교촌치킨도 1991년, 깔끔한 맛의 고유의 마늘간장 소스 개발을 통해 간장치킨의 원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장류 중 한 가지인 간장과 한국인이 좋아하는 향신료 마늘을 활용해 한국적인 맛을 내었으며, 기존에 없던 맛과 특유의 ‘붓질 조리법’을 통해 치킨업계에 ‘간장치킨’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고 간장치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치킨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됐다.

예비 창업자를 흡수하기 위해선 시그니처 메뉴 개발은 물론 창업 모델도 지속 개발해야 한다. 창업을 원하는 이들의 경제사정이나 사회적 변화 트렌드도 읽어야 한다.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는 2002년 오픈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창업 모델 개발과 꾸준한 신메뉴 출시로 안정적인 브랜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상황 이후 늘어나는 배달 수요와 트렌드에 발맞춰 스쿨푸드 전 메뉴를 판매하는 ‘배달 베이직’, 판매율 높은 상위 메뉴를 판매하는 ‘배달 슬림’,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배달 미니’ 등 3가지 형태의 배달형 매장 개발을 통해 지역적 특성과 상황에 맞는 매장 운영과 함께 예비 창업자들이 원하는 형태의 사업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분식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신메뉴 출시를 통해 점주와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이고 있는 점도 장수 비결이다. 스쿨푸드는 한식, 베트남 음식, 일본 맛집 레시피 활용 메뉴 등 라인업을 강화해 다양화되는 소비자 입맛을 겨냥하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가맹점과의 상생을 통해 장수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있다. 

지난 4월 ‘김해국제공항국제선점’을 오픈하면서 22년 만에 3800호점을 개점한 이디야커피는 제1의 기업 철학인 ‘상생’을 바탕으로 가맹점주와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국제 생두가격과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 가맹점과 고통 분담을 위해 원두 가격을 인하하고 각종 원·부자재·무상 지원을 추진했다. 이외에도 광고비 전액을 본사가 부담하고, 법무·노무·자문 무료 서비스 등 다양한 가맹점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학에 입학한 가맹점주 자녀에게 1인당 2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가맹점주 캠퍼스 희망기금’ 제도는 올해로 8년째를 맞이했으며, 약 13억원의 장학금이 지급돼 가맹점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쿨푸드는 다양한 창업 모델 개발과 메뉴의 다양화로 차별성을 꾀해 장수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다. [사진=스쿨푸드]
스쿨푸드는 다양한 창업 모델 개발과 메뉴의 다양화로 차별성을 꾀해 장수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다. [사진=스쿨푸드]

BBQ 역시 ‘가맹점주’라는 말 대신 ‘패밀리’라 부르며 본사 차원에서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BBQ는 패밀리 자녀 학자금 지원 제도를 통해 가맹점 상생을 이어가고 있다. 패밀리 자녀 학자금 지원 제도는 BBQ가 지난 2007년부터 진행해 온 상생 활동으로, 현재까지 지급한 장학금 액수는 17억원을 넘는다.

이외에도 1979년 오픈한 국내 최장수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새로운 경험 제공 및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리브랜딩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롯데리아는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메뉴와 함께 MZ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를 활용한 브랜드 음악을 만드는 BGM(BurGer Music) 캠페인 등 음악 관련 마케팅 활동을 확장하며 젊은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어 브랜드 이미지를 더 젊게 해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프랜차이즈 업계 경쟁에서도 오래 살아남은 브랜드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오랜 시간 창업모델 개발과 가맹점과의 상생, 리브랜딩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장수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예비 창업자들에게 손길을 내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속되는 고물가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가 많은 상황 속에서 장수하는 브랜드들은 최근 들어 예비 창업자에게 메리트로 작용한다”며 “고물가 등 외부 환경요인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 활성화를 위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노력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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