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가 AI 기반의 스마트 편의점 DX LAB 가산스마트점을 오픈했다. [사진=GS리테일]
GS25가 AI 기반의 스마트 편의점 DX LAB 가산스마트점을 오픈했다. [사진=GS리테일]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편의점 입구에서 고객이 QR코드를 스캔한 뒤 입장한다. 상품을 고르면 인공지능(AI) 카메라가 고객의 행동을 파악하고, 무게 감지 센서는 상품 이동 정보를 수집한다. 물건을 들고 매장을 나오면 미리 등록된 결제 수단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편의점업계가 AI 기반의 스마트 편의점 구축에 속도를 낸다. AI 편의점은 출입부터 상품 구매, 결제 등 편의점 소비 과정이 사람의 개입없이 AI솔루션만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계산대’가 없다는 점이 기존 무인 편의점과 다른 점이다. 

17일 편의접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4사(GS25·CU·이마트24·세븐일레븐)는 각각 AI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 점포 수는 적지만, 테스트 기간을 거쳐 기술을 고도화해 향후 상용화까지 힘쓰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GS25는 지난 5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도보 5분 거리에 ‘GS25 DX LAB 가산스마트점’(이하 가산스마트점)을 오픈했다. 

가산스마트점의 특징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완전 개방 형태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고객은 GS리테일 전용 앱 우리동네GS 내 QR코드, 신용카드, 카카오 QR을 전용 게이트(매장 출입문)에 스캔한 후 입장할 수 있다. 

매장 규모는 18평이며, 담배, 간편식, 음료 등 1000여종의 편의점 상품이 판매된다. 해당 매장에서도 1+1, 가격할인 등 편의점 행사는 모두 자동 반영된다. 고객이 미처 챙기지 못한 증정품은 우리동네GS 앱의 보관 시스템 나만의 냉장고에 즉시 저장된다. 

또 다른 완전 개방 형태 스마트 편의점으로는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이 있다. 코엑스점은 지난 2021년 9월 구축된 이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계속해서 고객 편의성을 높여가고 있다. 

일례로 지난 9월에는 매장 입장 과정을 간소화하는 변화가 있었다. 그간 키오스크를 통해 신용카드 인증→QR코드 확인→QR코드 인식→게이트 입장 순서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신용카드를 인증하기만 하면 입장을 가능케한 것이다. 연내에는 간편결제와 연동해 입장 및 결제 수단의 범용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완전스마트매장을 운영하며 2년간 축적한 실제 구매 상황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매장 운영·관리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CU는 AI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자유롭게 개방되지는 않았다. 오피스 건물 내 위치해 오피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주고객층인 것이다. 2021년 1월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내에 첫 AI 편의점을 선보인 후, 전국 4곳에 AI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입장시 CU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안면 인식 결제도 가능하다. 매장 입구에 설치된 안면 등록 키오스크에서 안면 정보와 CU 바이셀프 정보를 최초 1회 등록하면 재방문 시에는 휴대폰 없이 페이스 스캔만으로 입장·결제가 가능하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롯데정보통신과 점포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시스템을 연구하는 ‘DT(Digital Transformation) 랩(Lab) 스토어’이 대표적이다. 

롯데정보통신 건물 1층에 위치해 CU와 마찬가지로 주고객층은 한정적이다. 점포 출입은 통합인증단말기를 통해 이뤄진다. 신용카드, 엘포인트(L.Point), 카카오톡 지갑 등으로 인증할 수 있으며, 안면인식 출입도 가능하다.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은 원스톱 게이트 적용을 통해 입장 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 했다.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은 원스톱 게이트 적용을 통해 입장 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 했다. [사진=이마트24]

◇AI 편의점의 명과 암 

이러한 AI 편의점은 직원이 없기 때문에 편의점 점주에게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실제 최근 5년간 최저임금과 전년 대비 인상률은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87%),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05%), 올해 9620원(5.0%)이다. 그간의 인상률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1만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점포 운영에도 AI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례로, GS25는 고객의 다빈도 구매 상품 및 이동 동선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마케팅 기법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최적의 상품 재고량을 보유하는 자동 발주 시스템을 연동하는 등 운영 효율을 제고할 수 있는 AI 기술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 또한 지난 1월부터 신세계아이앤씨의 ‘스파로스 AI 수요예측’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기존 1시간 이상 소요됐던 발주(상품주문) 시간이 5분으로 대폭 단축됐으며, 다양한 변수에 대한 발주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파로스 AI 수요예측은 AI 기반 매장 데이터 수집/분석을 통해 예상 수요 예측하고 자동 발주하는 신세계아이앤씨 자체개발 시스템이다. 단순 판매뿐 아니라 날씨, 상권, 행사, 요일, 계절 등 복합적인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AI 편의점의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소비자의 ‘이용시 불안감’이다. AI 편의점의 경우, CCTV와 생체인식, 카드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반드시 제출해야한다. 매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영상 데이터가 생성·저장되는데, 이 과정에서의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정부 차원에선 국내 기술로 구현하는 완전스마트점포의 구축에 힘을 쓰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22년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관련 기업(편의점 빅4, 정보기술·금융기술서비스기업) 간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AI 편의점 데이터의 국외 유출 위험에 주목, AI 편의점 구축에 국내 중소기업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다만 이 또한 국외 유출을 방지할 뿐, 소비자의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개인정보위원회의 ‘개인정보 수집 디지털 기기에 대한 소비자 설문조사 및 실태점검’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사람의 88.7%가 일상생활 속 개인정보 수집 기기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 20대 소비자는 “개인정보에 대해 워낙 민감한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보니, 신용카드를 인식하거나 안면 인식을 통한 입장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면서 “편의점에 무언가를 구매하기보다는 구경을 하러 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구매도 안하는데, 개인정보만 남기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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