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국제강]

[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국내 철강주가 들썩이고 있다.

주요국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경기민감주로 분류되는 철강주의 강세는 이례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철강지수는 9월 들어 22일까지 2.18% 올랐다.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통상 자금이 쏠리는 △KRX보험(10.67%) △300금융(4.86%) △은행(4.47%)을 제외 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대표 종목으로는 22.42% 폭증한 동국제강을 필두로 현대제철(4.34%), 포스코홀딩스(1.61%), 세아제강(1.57%) 등이 오름세였다.

중국의 생산 감축 계획,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실적 개선 기대로 이어져 투심을 자극했다.

정국 정부는 탄소배출량 감축과 자국 내 부동산경기 침체를 고려해 연간 철강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 목표를 감안할 때 평균 7700만톤 이상의 생산 규제가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중국 월평균 생산량(8950만톤) 대비 13.6% 적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와 중국 철강 업체의 감산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철강 업황은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도 호재로 작용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철광성과 원료탄 가격은 각각 20%, 30% 가량 올랐고, 이에 따라 제선원가는 약 25% 상승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상승은 중국 고로 가동률 상승, 재고 감소, 유가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원가 수준의 롤마진(Roll Margin)을 고려할 때 원재료 가격이 유지되면 비용 부담에 의한 제품가격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주가가 바닥이라는 기대감도 투심을 끌어올렸다.

철강주 상당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 미만(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에 못 미침)의 저평가 상태다. 현대제철 0.27배, 동국제강 0.36배, 포스코홀딩스 0.79배 등이다.

[그래프=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대외 호재를 발판 삼은 철강업계의 실적 개선 시점은 4분기로 점쳐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올해 3분기 대비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동국제강 29.3% △현대제철 13.1% △포스코홀딩스 6.6% 등이다.

특히 2차전지가 아닌 철강 분야에서 포스코홀딩스의 기업가치 증명이 기대된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튬 등) 신사업 가치는 현재 기업가치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향후 기업가치 추가 상승은 철강 실적 개선이 더 중요하다”면서 “아직 (철강 분야의) 시황 개선을 지표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4분기 중국 감산 가능성이 커진 부분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철강은 경기민감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위축 시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

내달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 CBAM은 탄소배출량 1톤당 CBAM인증서 1개를 구매해야 하는 제도로, 일종의 관세 역할을 한다.

국내 철강업계의 EU 의존도는 상당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EU 철강 수출량은 350만톤으로, 동남아시아(510만톤)에 이어 두 번째 큰 규모다.

EU는 2025년까지 전환기 단계를 둘 계획으로, 각사는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5년까지 6420억원을 투입해 광양 전기로 신설 등을 추진하며, 현대제철 역시 전기로 기반 탄소중립 철강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하고 저탄소 고급 판재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냉연사업법인에서 탄소배출량을 낮추기 위한 친환경 제조 방식을 도입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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