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ES 하이브리드. [사진=렉서스코리아]
렉서스 ES 하이브리드. [사진=렉서스코리아]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완성차 업계만큼은 노재팬(NO JAPAN)을 이겨낸 모습이다. 본격적인 전용 전기차 전환 시점, 내연기관차와 고민하는 소비자 상당수가 하이브리드(전기와 가솔린을 동력으로 하는 자동차) 모델로 몰리면서다. 특화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역사가 깊은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 반등이 눈에 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토요타자동차, 혼다 등 주요 일본 브랜드 모델 판매량은 1만5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늘어났다. 특히 토요타의 하이엔드 브랜드 렉서스의 경우 △ES 5622대(점유율 61.6%) △NX 2121대 (23.2%) 등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렉서스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그 결과 렉서스는 지난 6월 BMW(8100대), 메르세데스-벤츠(8003대)에 이어 1655대를 팔아 3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GM·포드·지프 등 미국 브랜드는 당연하고, 볼보와 아우디, 포르쉐 등 유수의 독일 브랜드마저 제쳐 화제가 됐다. 이 외에도 같은 달 토요타 966대, 혼다 111대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 이후에도 렉서스,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는 현재까지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선방하고 있다.

앞서 2018년 외교갈등으로 인한 한일관계 경색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난 사이,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한국서 큰 타격을 받았다. 이 시기 닛산과 인피니트는 한국서 철수하기도 했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토요타의 경우 판매량이 전년대비 50% 급감하는 등 일본 브랜드는 급격한 부진을 겪었다.

완성차 업계에선 이런 상황에서 찾아온 일본차 브랜드의 높은 판매고에 고무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브랜드별 마케팅‧판매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토요타)가 올해 잇따른 신차 출시로 ‘일본차’에 대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에만 집중하던 한국토요타가 세단, SUV, 전기차 등 다양한 세그먼트와 파워트레인을 내놓으면서 국내 신차 시장에 입지를 공격적으로 넓혀나가는 모습이다.

토요타는 지난 1~8월 판매량에서 준중형 SUV 라브4(1935대), 중형 세단 캠리(1366대), 대형 RV 시에나(1310대) 등 다양한 세그먼트서 고루 판매고를 올리는 중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1월 콘야마 마나부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새로 부임한 이후 ‘모두를 위한 전동화’ 전략을 강조하며 올해만 토요타‧렉서스 총 8종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재는 준대형 세단 ‘크라운’을 들여 현대차 그랜저가 독식하고 있는 준대형 세단 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7인승 SUV ‘하이랜더’와 미니밴 알파드까지 차례로 내놓으면서 전체 차종을 아우르는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는 상황이다.

토요타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렉서스는 일본차 판매 상승세와 더불어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 첫 순수 전기차 ‘디 올 뉴 일렉트릭 RZ(The All New Electric RZ)’를 내놓기도 한 렉서스 브랜드는 ‘한국 시장의 특성과 환경에 적합한 탄소중립을 위한 전동화’를 기조로 뚝심 있는 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ES300h 등 일부 모델 판매량이 급증하며 4년만에 수입차 1만대 클럽 복귀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1~8월 렉서스코리아의 판매량은 9129대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사진=혼다코리아]
올 뉴 CR-V 하이브리드[사진=혼다코리아]

혼다코리아 베스트셀링 모델인 CR-V 풀체인지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연달아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으며, 8인승 대형 SUV 파일럿 역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초, 상반기 2대, 하반기 3대 등 총 5대를 선보인다고 밝힌 혼다코리아는 특히 출고까지 대기기간이 긴 상황을 역 이용해 마케팅 요소로도 이용해 주목받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이슈와 코로나19 장기화가 겹치면서 각 완성차 제조사들이 신차 생산 차질을 겪는 사이 혼다의 대부분의 차량은 빠르면 일주일, 늦어도 한 달 안에는 무리 없이 인도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출고 소요 일자는 딜러마다 보유 재고량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사전에 최대한 정확히 수요 예측을 하고, 이에 따라 물량을 정기적으로 들여오고 있다”며 “빠르면 일주일 이내, 되도록 한 달 전에 출고한다. 다만 일부 모델은 모델체인지 또는 수입 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의 연내 8종이나 내놓는 공격적 신차 출시와 더불어, 그간 내수용으로만 판매했던 자사 대표 모델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는 등 파격적인 행보가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본 브랜드들엔 올해가 지난 2019년 노재팬 운동 이후 몇 년간 부진했던 모습을 이겨내고 판매량 확대와 이미지를 개선할 좋은 기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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