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5월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정의선 회장 등이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5월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정의선 회장 등이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내연기관차 성공을 넘어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EV9 등 다양한 차급과 성능의 전기차를 내놔 국내 전기차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한 현대차그룹. 앞으로의 과제는 세계무대다. 진출이 녹록하지 않은 중국과 일본, 자국과 독일차 충성도가 높은 북미시장까지 거머쥐기 위한 현대차의 레이스 출발시점은 올 하반기다. <편집자주>

①‘선택과 집중’으로 중국시장 잡는다
②12년만의 재진출···EV로 일본 공략
③IRA도 못막은 북미의 '현대차 사랑'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지난해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현대차 북미 수출계획은 180도 달라졌다. 아이오닉5로 시작한 주력 전기차종 발표와 함께 그동안 북미 수출에 열중해 온 현대차는 미국 내 생산공장이 없어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어서다. 수출 빨간불을 예상했던 업계와 달리 1년간 현대차의 북미 수출 수치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지난 6월 판매량은 6만9351대로, 전년동기 대비 10% 크게 올랐다. 가격 경쟁력이 약화한 시점에서, 리스 비중 확대와 고가 모델 판매 비중 상향 등 전략 전환이 북미서 그대로 통한 것이다.

◇미국내 생산공장 부재가 원인? 만들면 되지!

현대차는 우선 세제 혜택 제외 조건을 충족하는데 집중했다. IRA 발표 이후 곧장 미국 전용공장 설립을 공식화했다. 급속한 전동화 흐름 속에서 시장 ‘퍼스트 무버’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가장 먼저 지난해 5월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Bryan County)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HMGMA)’를 세운다. 현대차는 완공 이후 1183만㎡ 부지서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시기는 2025년 상반기로 알려져 있다.

정의선 회장은 기공식 당시 “조지아와 현대차그룹은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전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 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조립은 기본, 배터리도 미국서 공급

현대차그룹은 수출 확대를 위해 생산공장 설립에 그치지 않고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자체 생산에도 공을 들였다.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사와 2025년 생산을 목표로 미국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먼저 현대차그룹과 SK온은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GWh, 전기차 약 30만대 분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는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양사는 공동으로 총 50억달러(한화 6조5000억원)를 공동 투자하며 지분은 각 50%씩 보유할 예정이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에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도 계약 체결식을 열고 조지아주 서배너 브라이언 카운티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건립하기로 약속했다. SK온과 마찬가지로 전기차 30만대 물량의 배터리셀 생산 계획을 세웠고, 이를 위해 양사는 43억달러 이상(5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생산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현지에서 조달해 고효율·고성능·안전성이 확보된 높은 경쟁력의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합작공장은 인근에 기아 조지아 공장(189km),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304km)과 2025년 완공될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460km)이 있어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2023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기아 EV6. [사진=기아]
‘2023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기아 EV6. [사진=기아]

◇전기차 최대 격전지 미국, 한국이 접수

이런 사이 북미 내 현대차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니로 EV, 제네시스 G80이 미국 유력 자동차 평가 전문 웹사이트인 ‘카즈닷컴(cars.com)’이 30일 발표한 ‘2023 전기차 톱 픽(2023 Top pick for electric vehicles)’에서 3개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기차 톱 픽은 카즈닷컴이 지난해 처음 실시한 전기차 평가로, 차량 이용 특성을 기준으로 가족용(Family), 출퇴근용(Commuter), 럭셔리(Luxury), 가성비(Value) 등 4개로 나눠 각 부문별 최고의 전기차를 선정한다.

앞서 지난 1월엔 기아 EV6가 ‘2023 북미 올해의 차(NACTOY, The North American Car, Truck and Utility Vehicle of the Year)’ 시상식에서 유틸리티 부문(이하 SUV 부문) ‘북미 올해의 차’로 최종 선정되는 역사를 이뤘다. 기아 최초 전용 전기차인 EV6는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이어 2023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세계 3대 올해의 차 중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북미 올해의 차'는 자동차 업계 오스카 상으로 불릴 만큼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세계 최고 권위는 북미 올해의 차 선정의 공정성과 신뢰도에서 비롯된다는 평가다. 국내외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최대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 국내 전기차의 위치를 반증하는 결과로 기록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북미서 수요가 높은 제네시스와 SUV 중심으로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며 "IRA의 영향으로 미국 전기차 판매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으나 현지 생산 시점 조기화와 상업용 차량에 대한 조항 활용 등으로 적극 대응할 예정이며, 아이오닉6 판매 본격화로 전기차 판매 상승세를 지속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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