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전기차 충전소.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이 늦어지면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떠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한 전기차 충전소.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이 늦어지면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떠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전기차 확대로 판매량 저조를 불러올 거라던 ‘하이브리드’가 오히려 전기차 대안으로 각광받는 기현상이 일고 있다. 전기차 안전문제와 충전 인프라 구축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그 대체안으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찾는 것이다.

정부는 탄소중립과 더불어 전기차 확대정책을 시행하면서 지난 2020년 이후 보조금마저 폐지했지만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전기‧수소‧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의 누적 등록대수는 전년 대비 43만1000대(37.2%) 늘어난 159만대까지 늘어났다. 이 중 하이브리드는 117만대, 전기차는 39만대로 하이브리드의 비중이 3배 가까이 높다.

이처럼 하이브리드의 강세가 이어지자 국내외 제조사는 신차 출시 시 하이브리드 모델을 끼워 넣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올 1~6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현대차 그랜저는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가장 높았다. 내수 판매량 6만2970대 중 3만3056대(52.5%)가 하이브리드다. 반기 기준 하이브리드가 내연기관 모델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K8 등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60%를 넘어선 상황이다.

하이브리드로는 유명하지만, 전기차 개발이 늦어져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의 약진으로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지난달 수입 승용차 등록대수에 따르면, 렉서스는 국내 시장에서 1655대를 팔아 3위를 BMW와 벤츠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직전 5월 판매량(974대)과 비교해 69.9%,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25.5%나 늘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외길을 걸었던 토요타는 세단, SUV 등 다양한 세그먼트로 확장해, 국내 신차 시장에 입지를 공격적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1월 콘야마 마나부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새로 부임한 이후 ‘모두를 위한 전동화’ 전략을 강조하며 올해만 토요타‧렉서스 총 8종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전기차 확대 분위기 안에서 소비자 선택지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 같은 현상은 중고차 업계에서도 비슷하다. 시중 중고차 플랫폼 시세분석을 종합하면 지난 5월 전기차 시세는 대체로 하락세를, 하이브리드 차종은 강보합을 형성했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특히 수입 전기차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월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테슬라 모델 3는 이달 2.4% 하락, 한 달 사이 평균 112만원이 하락했다. 벤츠 EQA 역시 5월에는 전월 대비 4.3% 내려갔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이 각각 2.5%, 3.5% 떨어졌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부문 시세는 전월 대비 평균 0.2% 상승하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특히 기아의 디 올 뉴 니로가 3.3%, 더 뉴 니로가 4.7% 올라 상승세를 견인했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실제 중고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중에서도 하이브리드의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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