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디 엣지. [사진=현대차]
쏘나타 디 엣지. [사진=현대차]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젊어진 대형 세단과 상향 평준화한 소형급 사이에서 설 자리를 잃었던 중형 세단의 판매실적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신호탄은 현대자동차 ‘쏘나타 디 엣지’다. 지난 20일 기본 사양과 가격 공개, 사전계약이 시작된 쏘나타 디 엣지는 연식변경 모델임에도 불구, 풀체인지급 디자인 변경과 최고 수준의 기본사양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눈 높아진 소비자…고급 대형모델로 쏠려

코로나19로 외출에 제약이 생기면서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차박, 캠핑족이 늘어남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적재공간이 넓은 대형 모델의 인기가 지속돼 왔다.

또 가족단위로 이동이 용이한 패밀리카 형태의 준대형 이상 SUV의 인기가 컸고, 그에 따라 완성차업계의 신차 라인업도 영향을 받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간판 격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놔 판매가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제네시스는 주력 모델인 준대형 SUV GV80도 지난해 12월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고 수입차와 열띤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쉐보레 역시 SUV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소형 SUV 신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론칭, 같은 소형급 트레일블레이저와 투톱으로 판매실적을 이끌었다. GM 한국사업장에 따르면 쉐보레 트랙스오버는 영업일 기준, 사전계약 일주일 만에 1만3000대를 기록했다. 역대 최다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올 초 북미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됐으며, 연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성비 甲’ 준중형‧소형 출시 잇따라…중형급 뒷전

이런 사이 중형급 시장이 뒷전으로 밀린 것도 사실이다. 특히 대형 차량이 대세가 되면서 신형 그랜저 등이 출시돼 히트를 쳤고, 4월 국내 판매량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신형 그랜저는 과거보다 한결 스포티하고 젊어진 디자인으로 기존 고객인 4050 연령대를 넘어 2030 세대까지 앞당기는 역할을 했다.

뒤이어 지난해 4월 출시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제네시스 G90 등 ‘이보다 더 럭셔리할 수 없는’ 초고급 사양을 갖춘 대형차의 인기가 한층 높아졌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고급 대형차의 판매량을 비교하면 벤츠 S-클래스 1만543대로 전년 6223대 판매된 데 비해 69% 늘어났다.

전기차 중형 세단, 현대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
전기차 중형 세단, 현대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

더불어 중형세단보다 한 단계 아랫급인 준중형‧소형 세단도 일반사양이 상향 평준화하는 등 고급화에 다가섰다. 지난해 출시한 현대차 아반떼 7세대는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과 인포테인먼트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최근 브랜드 고급화를 선언한 현대자동차는 차급에 차등을 두지 않고 다양한 옵션을 기본적용하는 추세다.

이런 사이 입지가 좁아진 ‘중형세단’은 설 자리를 잃어버린 것도 사실이다. 대형화와 초고급화에 익숙해진 이들은 “기왕이면 더 큰 차”를 선택했고, 가성비를 따지는 이들 역시 “이만하면 나쁘지 않다”며 저렴하지만 사양이 잘 갖춰진 준중형‧소형차를 찾는 것이다.

한 때 ‘국민차’로 각광받으며 꾸준히 스테디셀러 자리를 이어온 중형세단 쏘나타의 ‘단종설’까지 나온 이유다.

◇“소비자 선택지 보장 위해 중형 세단 계속 나와야”

그러나 지난달 4년 만에 풀체인지급 부분변경 모델 현대차 ‘쏘나타 디 엣지’가 출시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달 열린 ‘2023 서울 모빌리티쇼’ 현장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쏘나타 디 엣지는 8세대를 거쳐 완성도 높게 다듬어졌으며, 날렵하고 직선적인 혁신적인 디자인과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안전사양으로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가격 역시 2787만원부터 시작해 경쟁력을 갖췄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독보적인 상품성을 갖춘 쏘나타 디 엣지는 중형 세단의 품격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현재 아직 사전계약 대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례 없던 호응에 비추어 역대급 판매량이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 예측이다.

전기차종에서 역시 중형 세단의 존재감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전기 중형 세단 현대차 ‘아이오닉6’는 출시 첫 해 1만1289대를 팔았다. 아산공장의 내연기관차 라인을 아이오닉6로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으로 SUV와 대형차가 전성기를 맞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 선택지의 폭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는 중형 세단의 입지가 줄어든 것은 완성차 업계 전체적으로도 좋지 않다”며 “다양한 차급과 차종 개발, 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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