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버거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16일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평균 인상률은 5.4%이며 메뉴별로 가격이 100∼400원 오른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버거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16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평균 인상률은 5.4%이며 메뉴별로 가격이 100∼400원 오른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햄버거 가격이 또 인상됐다. 지난해부터 등장한 ‘버거플레이션’은 올해 초에도 계속돼 소비자 주머니를 압박하고 있다. 1년 사이에 3번이나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연달아 가격을 인상하면서 버거플레이션이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맥도날드는 16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5.4% 인상한다. 이에 따라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등 맥도날드 대표 메뉴는 단품 기준 기존 4900원에서 5200원으로 300원 오른다. 탄산음료와 커피 등도 100~300원 가격을 인상한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빅맥지수’를 발표할 정도로 맥도날드 빅맥은 햄버거 대표 메뉴로 꼽힌다. 물론 빅맥지수는 세계에서 팔리는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해 비교하는 것으로, 각 나라의 환율이 적절한지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가 되기에 물가 상승률과 직접 관계는 없더라도 빅맥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예다.

최근엔 햄버거와 인플레이션을 결합한 ‘버거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버거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외식 메뉴 중 선호도가 높은 햄버거조차도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형성된다. 

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빅맥은 그간 4900원으로 아슬아슬하게 5000원을 넘지 않았으나, 이번 가격 인상으로 5000원 선을 넘었다. 업계에선 빅맥이 5000원 마지노선을 넘으면서 햄버거 단품 가격이 곧 6000원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즉 버거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해엔 롯데리아가 버거 프랜차이즈 중 처음으로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지난 2일 롯데리아는 제품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다. 총 메뉴 84종 중 버거류 14종이 포함됐다. 롯데리아의 대표 상품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는 단품이 4500원에서 4700원으로, 세트는 6600원에서 69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이어 KFC는 지난 7일 제품 판매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고, 신세계푸드도 15일부터 노브랜드 버거 주요 메뉴 판매가격을 평균 4.8% 올렸다. NBB 오리지널 세트 가격이 5200원에서 5400원으로, NBB 시그니처 세트는 5900원에서 6300원으로 인상됐다. 

올해 들어 가격 인상을 실행한 버거 프랜차이즈는 롯데리아, KFC, 신세계푸드, 맥도날드다. 하지만 나머지 프랜차이즈들도 곧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버거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은 반년 만이다. 지난해에도 롯데리아가 6월 가격 인상을 실행한 뒤 다른 버거 프랜차이즈가 연달아 가격 인상을 실행했다. 맥도날드의 경우 지난해 2월 가격 인상을 실행했으니, 최근 1년 사이에 3번이나 가격을 올린 셈이다.

버거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 이유는 비슷하다. 제반 비용 상승이다. 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등이 상승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롯데리아 등은 이런 원가 상승으로 인해 가맹점주의 수익 보전을 위해서라는 이유도 내세운다.

버거 프랜차이즈들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매출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수익성은 감소하고 있다. 원가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버거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인건비와 재료비 등이 연달아 상승하면서 프랜차이즈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프랜차이즈들도 소비자들이 외식 메뉴 중 버거를 그나마 저렴한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심리를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심리적 벽을 허물지 않기 위해 프랜차이즈들도 고심해서 가격 인상을 결정한다. 이번 역시 상황적·재무적 요인 등을 여러가지로 계산한 뒤 고심 끝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 시민단체는 계속되는 가격 인상에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주권단체 관계자는 “심한 경우는 1년에 3번까지 가격 인상을 지속하고 있다. 원자재와 인건비 인상 등 경제적 요인이 있다고 해도 가맹주 이익을 방패삼아 이를 고물가 시대에 같이 고통받는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비겁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몇몇 버거 프랜차이즈가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뒤 가격 인상이 이뤄진 것은 매출을 늘려 인수합병시 몸값을 늘리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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