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영 명동연세이비인후과 원장

이명이란 외부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음에도, 자신만이 주관적으로 소리를 듣는 증상으로 구체적인 메시지가 있는 환청과는 구별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이명 환자는 2014년 28만명에서 2019년 32만명으로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명을 고대 이집트시대에는 마법에 걸린 귀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역사적으로도 매우 오랜 기간 인류와 함께 한 증상이다 .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 여러 가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 증상을 경험하다 보니 이 이명에 대한 잘못된 개념 또한 SNS 를 비롯한 여러 매체들에서 접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명이 무엇이고 원인이 어떻고 하는 다른 매체에서 접할 수 있는 원론적인 얘기보다 항간에 떠도는 이명에 대한 오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얘기해보고자 한다.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바로 이명을 고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이명 환자분들께 “병원에 오셔도 소용이 없으니 제발 오지 마세요”라고 대국민 캠페인을 해야 하는 게 의사로서의 양심이 아닐까? 이 오해는 고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놔두어도 된다는 의사들의 표현을 환자분들께서 오해하시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가지 상황을 예로 들면, 청각학적 이상이 없는 지속시간이 한시간 이내인 단순 이명을 가진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는데 의사가 “귀에 아무 이상이 없으니 그냥 놔둬도 됩니다” 라고 했다면 이 얘기를 듣는 환자분의 입장에서는 “나는 생전 안 들리던 소리가 들려 병원을 왔는데 그냥 놔두라고 하니 이것은 의사가 고치지 못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구나“ 라고 오해를 할 수도 있고, 또는 의사가 “환자분의 이명은 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에서 생긴 것이니 받아들이시면 됩니다”하는 얘기를 들으시고 “나는 병원에 고치려고 왔는데 이것을 괴로워도 그냥 참고 견디라고 하는 것이구나”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는 환자와 의료진과의 충분하지 못한 상담에서 생기는 오해로 의료진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고 또 자기 주관이 강하신 환자분들께서 자기 방식대로 생각하시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두번째는 이명을 방치하면 난청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180도 잘못된 개념이다. 이에 대한 사실관계는 난청이 원인이고 이명은 결과이자 증상이란 것으로 이것은 마치 맹장염으로 인해 복통이 생기는 것이지, 복통으로 인해 맹장염이 생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로 조금만 생각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런 잘못된 개념들이 퍼지는 데에는 진료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일정부분 역할을 하지 않나 싶다. 환자는 난청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이명이 있어 병원을 방문했는데 의사가 “환자분은 난청이 있어서 이명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난청이 오래 되어서, 아니면 노화 등으로 인한 난청이라 “난청을 고치지 못합니다”라고 한다면, 본인은 이명으로 갔는데 난청을 고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이명을 고치지 못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시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

또한 환자분들의 생각에는 난청 초기에는 잘 들리지 않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명이 먼저 나타나고 이후 점점 잘 들리지 않게 되니까 이명이 난청을 발생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명이 난청의 원인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은 이명을 고치면 난청이 좋아져서 자신이 더 잘 듣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이명을 고치려고 하는데 이것은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시고 치료를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치료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명에 대한 뇌의 관심을 증가시킴으로써 이명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명은 빨리 고치지 않으면 못 고친다. 소위 골든타임이 있어 병원에 빨리 왔다” 라고 말씀 하시는 환자분들이 계신다. 이것 역시 일부에 국한된 사례가 확대해석이 되어 나타난 결과다. 이명 중에서는 급성 난청으로 인해 이명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신의 이명 원인이 난청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가 급성 난청의 치료시기인 2주를 경과하여 병원에 내원했을 때 의사들로부터 “왜 이렇게 늦게 오셨습니까” 하는 질책을 듣게 되는 경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상황은 난청을 약물로 치료하면 호전이 되어 난청의 결과인 이명 역시 사라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일부 이명 환자분들에게 국한된 것으로 모든 이명 환자분들에게 적용이 되는 사례는 아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명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매우 중요하고, 일반인들이 꼭 기억해야 할 이명이 문제가 되는 상황은 이명이 하루 종일 지속이 될 때이며, 여기서 지속이라는 표현은 들렸다 안 들렸다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일과 중 어떠한 상황에서도 소리를 듣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이때는 한번쯤 급성 난청을 의심해보고 가까운 귀 전문의를 찾아 귀의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오늘은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는 이명에 대한 잘못된 개념들에 대해서, 왜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지 진료실에서 경험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언급해 봤다. 저도 이명을 가지고 있지만 항상 이명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현장에서 관찰해 보면 환자분들은 이명을 고치기 힘들고 극복하기 힘든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이러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이번 칼럼으로 조금이나마 교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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