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 화면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때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영화 ‘소설가의 영화’]
[사진=영화 ‘소설가의 영화’]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홍상수 영화는 극적인 서사나 사건이 없이 일상의 일부를 보여주곤 한다. 이 때문에 오히려 배우의 작은 움직임과 음색, 그 공간과 그 순간의 공기가 만들어내는 효과를 예의주시하게 된다.

홍 감독 또한 그러한 점에 맞춰 연출하고 있지만 ‘영화와 영화가 대체로 비슷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어느 선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겠다. 그러다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배우가 이자벨 위페르(‘클레어의 카메라’)와 김민희(‘밤의 해변에서 혼자’)였고, 마침내 이혜영(‘당신 얼굴 앞에서’)이 도착했다.

이혜영과 김민희가 출연한 ‘소설가의 영화’가 오는 21일 개봉한다. 올해 제72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은곰상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홍 감독이 감독·각본은 물론 촬영·편집까지 직접 작업했다. 조명 스태프 없이 촬영했고, 때때로 노출과 포커스가 맞지 않기도 한다.

[사진=영화 ‘소설가의 영화’]
[사진=영화 ‘소설가의 영화’]

영화 속 시간 대부분은 반나절 동안의 일을 보여주고, 그 후에는 소설가가 찍은 영화 속의 영화를 보여준다. 소설가 준희(이혜영)는 후배 세원(서영화)이 운영하는 서울 근교 도시의 서점을 찾는다. 잠시 후 준희는 그 도시 전망대를 올라가 보는데, 전에 일할 뻔하다가 영화제작이 엎어진 감독(권해효)과 그 아내(조윤희)를 만난다. 셋은 근처 공원을 산책하다가 최근에 활동이 뜸해진 배우 길수(김민희)를 마주친다. 감독 부부와 헤어진 후 준희는 길수에게 팬이었다며 함께 영화를 찍자고 한다. 그렇게 둘은 단편 영화를 만들게 된다.

이혜영은 전작 ‘당신 얼굴 앞에서’의 배우 상옥을 시종일과 차분하게 연기했다면, 이번 ‘소설가의 영화’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과감히 드러낸다. 평온하게 있던 사람이 별일 아닌 어떤 계기가 촉발되면 갑자기 정색하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때문에 김민희 또한 이혜영과 이야기하며 느끼고 표현하는 모습에서 화학적 효과를 이끌어낸다.

[사진=영화 ‘소설가의 영화’]
[사진=영화 ‘소설가의 영화’]

홍상수 감독은 “캐스팅은 어쩌면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보통은 작업할 의사를 갖고 배우를 만나는 첫날 그 배우로부터 어떠한 인상을 받게 되며 주요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정말로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큰 요소로 작동하는 작은 디테일을 보는 것을 좋아할 뿐”이라며 “그래서 나는 상대적으로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필요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영화 ‘소설가의 영화’]
[사진=영화 ‘소설가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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