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 화면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때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사진=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왜 여자아이들은 손을 잡고 다닐까? 이 때문에 어떤 여자아이가 유독 손에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을 갖고 있다면 평범하게 친구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는 바로 다한증 때문에 외로움과 부끄러움이 전부가 돼버린 여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다. 전주에서 줄곧 활동해 온 최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춘희(강진아)는 다한증 수술비 마련을 위해 외사촌 오빠 원석(임호준) 곰탕집에 마늘을 까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벼락을 맞고 그 후 눈앞에 어린 춘희(박혜진)가 나타난다. 춘희는 고등학교 때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외삼촌 집에 얹혀살았다. 그런 어린 시절의 자신과 대화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자신감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해 경기전 수문장 주황(홍상표)을 만나고 연애를 하게 된다.

[사진=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사진=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모든 로케이션을 전주에서 촬영했다는 점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장소는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촬영지로도 화제를 모은 전주 ‘한벽굴(한벽터널)’이다. 한벽굴은 일제 강점기 당시 철도가 놓여 있던 곳으로 현재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태어나길 잘했어’에서는 춘희가 벼락을 맞고, 주황과 이별하는 일상에 중요한 변화를 겪는 모든 순간에 존재하는 장소이다.

춘희네 집은 드물게 집 안에 철봉이 있어 ‘철봉집’으로 불린다. 개발 과정에서 빈집이 됐던 것을 2016년부터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운영됐고 전주 시민의 땀과 후원으로 가꿔진 공간이다. 근대 주택의 양식이 곳곳에 묻어 있는 철봉집은 이제 곧 철거될 예정이다.

[사진=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사진=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전주 한옥마을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경기전’도 등장한다. 주황의 직업이 경기전 앞을 지키는 수문장이다. 주황은 경기전 앞에서 춘희에게 태평소를 불어주기도 한다.

최진영 감독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별로 없는 인물이 거울과 같은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한 걸음씩 밖으로 나오는 성장담을 구상했고, 세상의 많은 외로운 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1998년을 배경으로 해 예산이 크진 않았지만 소품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우리 집이나 스태프의 집에서 공수한 실제 물건을 많이 배치했다”고 소개했다.

[사진=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사진=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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