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사 로고]
[사진=각사 로고]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유통가의 올해 대표 화두는 기업 인수·합병과 리뉴얼이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비대면 쇼핑이 빠르게 일상생활을 파고들며 이커머스가 전체 유통시장의 과반을 넘겼다. 기존 유통 대기업이 절대 우위를 갖던 시절이 저물고 있으며 내년에는 급변하는 시장의 주도권을 손에 넣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주요 신용평가회사에 따르면 2022년에도 인수합병이 지속 이어질 전망이다. 동시에 이커머스 사업에 대한 투자와 기존 오프라인 점포 개선 작업에도 큰 비용이 지속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포맷 전환, 리모델링, 온라인 사업확장 등으로 지속적인 투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주요 유통 대기업은 보유 점포와 유휴부지, 투자지분 등 자산과 재무역량이 우수해 보유자산을 활용한 재무부담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나이스신평)는 “내년에도 온라인 대응에 따른 투자부담, 높은 경쟁강도 등으로 소매유통기업의 실적 개선폭은 제한된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에서 이익창출력 제약, 신규투자 부담 등에 따라 재무부담 개선이 예상보다 지연되거나 재무안정성의 저하가 지속될 경우에는 개별기업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비관했다.

이 같은 엇갈린 전망 속에서도 유통업계 전체 매출이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도 올해 유통은 온·오프라인 모두 신장률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도 역시 유통 전체 시장은 외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기에 내년의 관건은 신장과 역신장이 아니라 누가 뉴노멀 시대에 적자생존하는가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인지다. 이커머스가 네이버까지 더해 점유율 50%를 넘은 상태이지만 오프라인이라고 그동안 손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통가가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문 이른바 ‘옴니채널’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면세점에서 선보인 셀렉티브숍 관련 이미지. [사진=신세계면세점]
유통가가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문 이른바 ‘옴니채널’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면세점에서 선보인 셀렉티브숍 관련 이미지. [사진=신세계면세점]

분야별로 살펴보면 우선 이커머스에서는 빅3에 신세계가 진입한 점이 올해 가장 큰 변화였다. 오랫동안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가 1위를 유지해 온 이 시장은 2019년부터 사업을 본격화한 네이버쇼핑(2020년 기준 28조원)이 플랫폼의 힘으로 단숨에 1위에 등극했다. 네이버쇼핑은 플랫폼뿐 아니라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동영상 플랫폼 온라인 생중계로 물건을 파는 ‘라이브 커머스’까지 흥하면서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올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쿠팡(22조원)은 자금력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더더욱 강력한 사업자가 됐다. 신세계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단숨에 이커머스 2위 업체로 도약했으나, 앞으로 SSG닷컴(4조원)과 이베이코리아(20조원), 더 나아가 유통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비로소 게임체인저로 나아갈 수 있다.

이커머스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적자다. 한신평은 “아직까지는 높은 물류비 부담과 저가 판촉 전략 등으로 이커머스 사업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온라인 소비가 오프라인 매장 성과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점, 규모의 경제 등을 감안 할 때 온라인 경쟁력 확보는 필수”라고 제시했다.

롯데마트 강변점에서 ‘스마트결제’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 강변점에서 ‘스마트결제’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사진=롯데쇼핑]

오프라인에서는 올해 백화점과 편의점이 큰 폭 성장했다. 백화점은 ‘더 현대 서울’, ‘롯데백화점 동탄점’ 등 신규 점포 오픈이 많았다. 편의점 또한 최근 1년 사이 3만9557개에서 4만2026개로 점포수가 증가하며 전체 매출 또한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체인(SSM)은 부실 점포 정리와 리뉴얼 등에 따른 영업점 감소로 매출이 소폭 증가하거나 역신장했다.

내년에는 백화점과 편의점의 매출 신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신장폭이 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장률은 낮아질 전망이나 업황에 대한 기대는 밝은 상황이다. 지난 11월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소비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고 내년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백신접종 증가와 생활방역이 자리 잡으며 유리해진다는 판단이다.

나이스신평은 “백화점에서 취급하는 일부 패션·잡화 등은 온라인쇼핑, 아울렛 등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고 독점적 우위가 있는 명품 등 고가상품 의존도를 늘릴 것”이라며 “방역조치 완화 등으로 백화점 방문객 수는 증가할 것이나 올해의 높은 매출 성장 등을 감안할 때 내년 백화점의 매출 성장률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대형마트는 올해 식품 매출 증가를 바탕으로 매출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내년에는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외식 증가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마트 기업별로 실적 차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예측했다.

이마트 SSG배송(왼쪽), 쿠팡 로켓배송.  <사진제공=각사>
이마트 SSG배송(왼쪽), 쿠팡 로켓배송. [사진제공=각사]

편의점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가운데 누가 게임체인저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니스톱(2600개 점포) 매각설이 나오고 있으며 이베이코리처럼 롯데와 이마트간 인수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또 내년은 5000여개에 달하는 가맹점이 계약이 종료가 예정돼 있어 신규 점포 확보 전쟁도 치열하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 신세계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 대기업은 예년보다 빠른 정기 임원인사 발표와 파격 인사를 단행하며 2022년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며 “내년은 올해 못지 않게 드라마틱한 진검 승부가 펼쳐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