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유통 각사는 급변하는 시장환경 가운데 이커머스 주도권 경쟁이 치열했다. [사진=각사]
2021년 유통 각사는 급변하는 시장환경 가운데 이커머스 주도권 경쟁이 치열했다. [사진=각사]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2021년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외견상 경제가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유통에서는 이커머스화가 중장년층까지 파고들며 빠르게 확산되면서 시장의 변화가 급물살을 탔다.

또한 이러한 변화 지점은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경험이 늘어나고 이커머스 기업의 매출증대가 전부는 아니었다. 유통기업은 광폭 흐름에 맞춰 시장선점과 기선제압을 위해 어느 해보다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

올 한해 끊이지 않았던 기업간 인수합병과 제휴, 투자 등이 모두 이같은 움직이었다. 본지 선정 유통가 10대 뉴스 항목이 어느 때보다 서로 닮은 꼴인 이유도 이 때문이겠다. 

◇신세계 이마트, 이베이코리아 인수 ‘온라인 빅3 구도’

지난 10월 신세계 이마트가 유통 M&A 최대어로 꼽힌 이베이코리아를 잡았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20조원)는 네이버쇼핑(28조원), 쿠팡(22조원)에 이은 3위였고, SSG닷컴(4조원)과 더할 경우 다시 2위 규모로 올라선다.

당초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오자 롯데그룹도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네이버도 신세계와 연합체를 꾸리며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최종 이마트가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약 3조44040억원에 인수했다. 

유통가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빠르게 확대된 이커머스 이용 경험과 적응이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한층 시장 파이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때문에 이 같은 빅3 형성이 이커머스뿐 아니라 유통 분야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마트24는 SSG랜더스 야구단을 모티브로 ‘SSG랜더스 라거’, ‘슈퍼스타즈 페일에일’, ‘최신맥주 골든에일’ 등 수제맥주 3종을 출시했다.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는 SSG랜더스 야구단을 모티브로 ‘SSG랜더스 라거’, ‘슈퍼스타즈 페일에일’, ‘최신맥주 골든에일’ 등 수제맥주 3종을 출시했다. [사진=이마트24]

◇신세계, 프로야구단 인수 ‘SSG 랜더스’ 파격 마케팅 전개

신세계그룹은 3월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SK와이번즈를 인수해 ‘SSG 랜더스’로 야구단명을 변경했다. 주식 100% 1000억원과 토지, 건물 등 총 1352억8000만원을 들였다.

연간 운영비는 약 200억원을 책정했는데, 네이밍 스폰서 SSG닷컴에서 100억원을 책임졌다. 노브랜드·트레이더스·피코크 등을 유니폼과 헬멧에 부착하고 이마트도 70억원을 지원했다.

이렇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상에서 프로야구를 접할 기회도 많아졌다. 이마트와 이마트24, SSG닷컴에 가면 랜더스 관련 상품이 있고 할인 이벤트도 빈번히 눈에 띈다.

정용진 구단주 또한 인스타그램에 유니폼 인증샷을 올리고 ‘용진이형 상’을 만든 것 등이 널리 회자됐다. 메이저리거 출신 추신수를 영입했고 그가 노브랜드 햄버거를 먹거나 시코르 선크림을 사용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었다.

쿠팡이 3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쿠팡이 3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쿠팡, 나스닥 상장으로 자본 시장 경쟁력 더 강화

쿠팡이 올해 3월 11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첫 거래일 기준 49.25달러에 마감해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886억5000만 달러, 우리 돈 100조원대로 단숨에 올랐다.

이 같은 기업공개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49억5000만 달러, 우리 돈 5조1000억원이 넘는다. 쿠팡의 더 강력해진 자금력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쿠팡은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 운영뿐 아니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 음식 배달 사업 쿠팡이츠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또 기존 사업자가 만들어온 생태계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후 신세계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GS리테일의 요기요 인수 등 행보도 국내 이커머스 사업 재편을 인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피해가 4개 손해보험사와 재보험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쿠팡, 6월 덕평물류센터 대형 화재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6월 17일 오전 5시경 발생해 22일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완전 진화되며 큰 피해를 남겼다. 또 진화 과정에서 소방대원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한때 ‘로켓배송’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쿠팡은 유가족을 위한 장학기금 마련과 덕평 물류센터 직원의 전환 배치 등 여러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화재로 피해를 본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주민 피해지원센터도 마련했다. 임직원은 화재가 발생한 이천시 덕평리 인근 지역을 직접 찾아 환경 정화 활동도 펼쳤다.

이마트 SSG배송(왼쪽), 쿠팡 로켓배송.  <사진제공=각사>
이마트 SSG배송(왼쪽), 쿠팡 로켓배송. [사진제공=각사]

◇네이버쇼핑, CJ대한통운·SSG배송과 연합해 퀵 커머스 가세

네이버쇼핑은 강력한 검색 플랫폼과 접근 편이성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 국내 e커머스 1위에 단숨에 올랐다. 거래액 28조원, 점유율 18%다. 반면 여타 경쟁업체에 비해 유독 취약한 점은 단 하나, 빠른 배송 즉 ‘퀵 커머스’였다. 올해는 이를 극복할 해법을 적극 찾았다.

6월과 8월 CJ대한통운을 비롯한 물류 전문 스타트업과 물류 동맹을 맺고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쇼핑 45만명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NFA에서 상품에 따라 주문 후 바로 다음 날 도착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나 신선식품 배송에 특화된 냉장·냉동 풀필먼트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올해 초에는 신세계그룹과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손을 잡았다. 식료품·생필품 등을 구매하는 네이버 ‘장보기’ 기능에 신세계의 ‘쓱 배송’을 결합했다. 신선식품 분야에서도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이 가능해진 셈이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1 본상을 수상한 GS25 BI가 적용된 이미지. [사진=GS리테일]
 [사진=GS리테일]

◇GS리테일 물류강화…요기요 인수, 카카오모빌리티 투자

GS리테일은 가장 최근인 12월 1일 카카오모빌리티에 650억원(지분 1.3%)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대리운전 호출, 내비게이션, 전동킥보드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번 투자는 물류 분야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진행했다.

올해 들어 GS리테일은 물류 분야에만 총 4178억원 규모로 네 차례 투자했다. 4월 메쉬코리아(부릉)에 508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또 8월에는 3000억원을 들여 배달앱 2위 요기요를 인수했다. 10월에는 물류 스타트업 팀프레시에 20억원을 투자했다.

결국 이 모두는 이커머스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GS리테일은 7월 GS홈쇼핑과 합병하면서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내세웠다. 요기요를 인수해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배달 플랫폼을 확보하고, 부릉과 팀프레시를 통해 배달역량을 강화한 셈이다.

[사진=11번가]
[사진=11번가]

◇11번가,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서비스 강화 

지난 8월 11번가는 아마존과 제휴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했다.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미국 상품 수천만 개를 11번가 앱과 웹사이트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다. 또 SK텔레콤에서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연계 구독서비스인 ‘우주패스’를 내놓고 택배비 무료 등 혜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리하여 지난달에는 자사명을 딴 연중 최대 쇼핑 할인 축제 11월 11일 십입절과 11월 26일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동시에 치러냈다.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에는 당일 특집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실시하고 국내 해외직구족에게 수요가 높은 디지털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상품을 편성했다.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마존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 제고와 사용경험 증대 또한 주요 미션이었다.

롯데월드타워는 17일부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응원 메시지를 연출할 계획이다. [사진=롯데물산]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 전경 [사진=롯데물산]

◇롯데, 정기임원인사 순혈주의 깨며 경쟁사 출신 영입 불사

이처럼 신세계, 쿠팡, 네이버, GS리테일, 11번가가 분주히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를 준비하는 사이 롯데그룹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온·오프라인 양측면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자, 11월 25일 발표한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창사 이래 초유의 선택을 했다.

그동안 롯데 출신으로만 선택해오던 대표 자리에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를 쇼핑 총괄에,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 백화점 대표에 각각 내정했다. 또한 최병환 전 CGV 대표를 컬처웍스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동시에 5년간 시행해 온 4개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 체제를 도입했다.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세분화 해 보다 분야별 적극성을 띤 행보가 예상된다. 물론 부진했던 쇼핑과 호텔에서는 2022년 혁신적 성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타임빌라스. [사진=롯데아울렛]
롯데프리미엄아울렛타임빌라스. [사진=롯데아울렛]

◇더 현대서울·롯데 의왕 타임빌라스 등 신규점포 개점 줄이어

올해 유통가는 오프라인 신규 출점도 유난히 줄을 이었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8만9100㎡)이 올해 2월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현대백화점의 16번째 백화점으로 수도권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 판교점(9만2416㎡·)에 버금간다. 서울에서는 2011년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이후 10년 만에 백화점 개점이다.

8월에는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가 개점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은 새 점포 6층에 실내정원을 배치한 것은 물론 7층에서 한층 더 오르면 1만1239㎡ 규모의 하늘공원과 아이들을 위한 티라노 파크, 미로정원 등을 선보였다.

9월에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경기도 의왕시에 타임빌라스를 선보였다. 거대한 유리온실 같은 10개 동으로 구성된 글라스빌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장 최근인 10월 AK플라자 광명점도 문을 열었다. AK플라자가 백화점과 쇼핑몰의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AK플라자’로 통합한 후 첫 복합쇼핑몰이다. 8번째 점포로 영업면적 4만6305㎡이며 가족 단위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야놀자 사옥 전경. [사진=야놀자]
야놀자 사옥 전경. [사진=야놀자]

◇야놀자, 인터파크 품고 국내 이어 해외여행도 강화

여행·레저 플랫폼 야놀자가 지난 10월 인터파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매각은 이커머스 부문을 물적 분할 한 후 신설된 법인 지분의 70%를 야놀자에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쇼핑몰, 도서, 티켓, 여행사업 등 사업이 해당된다. 거래 금액은 약 2940억원이다. 자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와 헬스케어, 바이오 사업 부문만 유지한다. 인터파크는 1997년에 설립된 국내 1세대 인터넷 쇼핑몰로 꼽힌다.

야놀자는 국내 숙박, 레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해외 숙박 예약 플랫폼 시스템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맞아 해외여행 패키지와 항공권, 티켓(공연·스포츠) 사업 등 강화를 위해 이번 인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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