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롯데·현대백화점·신세계 유통 3사가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이은 뉴노멀에 대응하기 위해 강제적 혁신 전략을 선택했다. 바로 외부 인재 영입이다. 가장 드라마틱한 곳은 롯데로 1979년 롯데쇼핑 설립 이후 외부 인사가 대표를 맡은 것은 42년 만에 처음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롯데지주 발표를 끝으로 유통3사의 2022년 정기임원인사 윤곽이 드러났다. 3사가 약속이나 한 듯 외부 인재 영입을 택했다. 또한 전환의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초강수 조직개편도 서슴치 않았다.

먼저 롯데가 가장 파격적이다. 롯데는 순혈주의가 어느 회사보다 강하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한줄로 요약하면 ‘홈플러스 출신을 롯데쇼핑 총괄로(김상현 쇼핑 부회장), 신세계 출신을 백화점 대표로(정준호 부사장), CJ CGV 출신을 극장 유관 계열사인 롯데컬처웍스 대표로(최병환 부사장)’ 각각 영입했다. 무엇보다 여전히 유통사 1위의 위치에 있음에도 경쟁사 출신을 영입하는 용단을 보여줬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했다”며 “또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김상현 쇼핑 부회장(왼쪽)4과 안세진 호텔 총괄 사장. [사진=롯데지주]
김상현 쇼핑 부회장(왼쪽)4과 안세진 호텔 총괄 사장. [사진=롯데지주]

현대백화점그룹 또한 이달 초 한섬 해외패션부문 사장에 박철규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부사장)을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한섬은 SK로부터 토미힐피거를 인수하고 ’타임‘ 등 자체 하이엔드 브랜드가 높은 성과를 보이며 대기업 패션기업 가운데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사장급을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섬은 김민덕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기존 해외패션본부를 부문으로 격상했다. 박 사장은 부문장으로 한섬의 해외패션 사업을 총괄한다. 박 사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1989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제일모직 패션부문 패션사업2부문장과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을 역임했다. 타사가 부러워할 만한 해외 패션 라인업을 구축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뿐만 아니라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샤넬을 유치하고 더 현대 서울에 명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패션 분야 경쟁력 강화에 부단히 힘쏟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박 사장 영입으로 한섬의 해외패션 사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백화점 등 유통 계열사와 시너지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본점 본관 미디어 파사드.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 본점 본관 미디어 파사드.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그룹은 올해 네이버와 협업에 나서고 지마켓과 옥션을 가진 이베이를 인수하는 등 기업 체질 변화에 어느 때보다 적극성을 보였다. 이같은 계열사 자체의 물리적 변화와 더불어 10월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선택했다.

누구보다 먼저 대표급 외부 영입이 있다. 신세계까사 대표이사에 이커머스 전문가인 최문석 씨를 외부에서 영입했다. 최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부사장, 써머스플랫폼(옛 에누리닷컴) 대표, 여기어때컴퍼니 대표 등을 거쳤다.

신세계그룹 수장에 고문직으로 물러났던 손영식 대표를 기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손 대표는 신세계백화점에 1987년 입사해 주로 명품 상품기획 경력을 쌓았다. 2016년부터 신세계디에프 대표를 맡아 4년간 롯데-신라 양강 구도를 깨고 면세점 빅3 반열에 올려 놓았다. 또 이른바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매장을 모두 유치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위드코로나와 그 이후를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예년보다 빠르게 임원인사를 진행했고 미래 준비, 핵심경쟁력 강화, 인재육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모든 사업군에서 온라인 시대를 준비하고 미래 신사업 발굴을 강화할 수 있게 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소개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