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묵 前 전남도 녹색성장실장
임영묵 前 전남도 녹색성장실장

[임영묵 前 전라남도 녹색성장실장] ‘명약관화明若觀火’! 불을 보는 것 같이 밝게 보인다는 뜻으로 '더 말할 나위 없이 명백함'을 의미할 때 쓰는 고사성어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광주과학기술원(GIST) 사태의 본질은 명백하고 간단하다. 지난 3월 GIST 노조가 학교의 인사권과 경영권에 관여하면서 촉발됐다. 핵심은 정족수 10명의 인사위원회에 노조 추천 총 5명 참여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한 김기선 총장은 집중포화를 맞는다. ]

노조에서 일방적으로 평가한 선정기준이 있다. 김 총장은 역대 최저 점수를 받은 경영능력 낙제점의 무능한 총장으로 매도됐다.

또한, 노조는 김 총장이 과도한 연구수당과 성과급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총장직을 사퇴하라는 압박을 했다. 그 과정에서 노조와 GIST이사회(이사장 임수경)는 교묘한 언론플레이를 조장한다.

김 총장은 일관되게 사임의사가 없음을 밝혔지만 여론은 사임 의사 표명의 번복 등을 이슈화했다. 다수의 힘으로 사건의 본말을 전도하고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한 노老 과학자의 명예는 바닥에 추락하고 해임을 계속해서 종용받는다. 그 과정에서 노조의 전횡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일부 교수들의 반발도 있었다.

김 총장은 스스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감사를 요청한다. '내가 떳떳하므로' 노조가 제기한 내용들을 낱낱이 조사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노조의 부당한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실에서 파견된 3명의 조사관은 일주일 이상 김 총장에 대한 노조측의 주장을 면밀히 조사했으며, 외부로 발표된 큰 지적은 안 보이며 오히려 노조의 의혹이 해소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감사 결과 등 적법한 사유에 따라 절차적으로 합당한 조치를 해야 할, GIST이사회는 김 총장의 사의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총장직무대행 체제를 결정했다.

이에 김 총장은 이사회 결정은 절차상 하자와 실체적 진실에 문제가 있다며 4월 5일 법원에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 8일 법원이 이를 모두 인용하면서 김 총장은 총장직무에 복귀해 두달간 공백기간에 밀린 학내 현안 문제 및 대외 업무를 다시 회복하기 시작했다.

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만큼 GIST 발전재단과 GIST 총동문회 등은 학교 정상화를 위해 ‘광주과학기술원의 정상화를 바라며’라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학교가 정상화 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혼란을 통해 노출된 구조적 문제들의 정확한 진상을 확인하고 엄정한 법과 규정, 상식을 바탕으로 이번 사태를 회복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GIST이사회의 움직임이 수상하다.

임 이사장은 지난 9일 학내 게시판에, 법원 결정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김 총장은 약속한 대로 사직서를 내고 사임해줄 것을 촉구한다"는 공개적인 요구를 했다.

그리고, 오는 22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김 총장 해임안과 직무대행 임명 관련 정관 개정안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지난번 법원의 결정에 대한 보완책으로 보이나, 아직도 절차와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임 이사장은 외부 인터뷰도 거절하고 원칙을 벗어난 상식밖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GIST 이사회가 최고 의결기구라 하지만 GIST 전 구성원들이 심기일전하자고 하는 마당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임 이사장은 상황 인식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히려 대학 발전을 위해 대전환의 기회로 삼는 것이 옳다.

김 총장에 대한 모든 의혹이 법정에서 풀린 마당에 오는 22일 임시 이사회에서 GIST 발전을 열망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패착을 범할까 심히 우려스럽다.

왜냐하면, 법원이 총장직무 복귀의 타당성과 직무대행 임명의 부당성을 결정했고, 과기부에서 감사결과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여 공표하지 않은 지금, 중징계인 해임을 결정하고, 이사회의 입맛에 맞는 총장 직무대행자를 과학기술정통부의 승인없이 또다시 선임한다면 이에 반발해 김 총장은 다시 법원에 이사회의 해임의결 무효소송을 당연히 제기할 수 밖에 없고 GIST의 혼란은 장기화 될 것이 뻔하다.

지스트는 더이상 직무대행체제란 공백이나 혼란에 따른 내부 분열의 가속 등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당나라 시인 왕지환의 등관작루登觀雀樓 오언절구 시詩가 생각난다.

白日依山盡 백일의산진(해는 산에 의지하여 기울고)

黄河入海流 황하입해류(황하는 바다로 흘러드는데)

欲窮千里目 욕궁천리목(천리끝까지 보고싶은 마음에)

更上一層楼 갱상일층루(누각을 한 층 더 오르네)

이 시의 마지막 ‘更上一層樓’ 구절은 자신의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한 걸음 더 내딛는 사람들을 격려하는 구절로 지금도 빈번하게 인용되고 있다. (외부기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임영묵 前 전라남도 녹색성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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