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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쿠팡이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이커머스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이커머스업계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쿠팡을 지켜보면서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커머스기업 가치가 올라가면서 상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쿠팡의 독식 구조로 성장해온 다수의 이커머스업계는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갖춘 마켓컬리와 달리 상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쿠팡이 물류센터 투자를 강화할수록 공산품 위주의 경쟁사 입지는 급격히 줄어드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상장 첫날 쿠팡은 제시했던 희망공모가(35달러)보다 81.4% 치솟은 63.5달러로 시작, 종가(49.52달러) 기준 시가총액 886억5000만달러(한화 약 100조4000억원)로 마감했다.

한국 이커머스기업이 미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증시 개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 행사와 NYSE 전면에 걸린 태극기는 이커머스기업의 기대감을 부풀리기 충분한 ‘성공 신화’가 되고 있다.

마켓컬리, 티몬, 11번가 등 이커머스업계의 상장 준비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켓컬리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는 지난달 사내 팀장급 이상 직원에게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 시장 모두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선식품 ‘샛별배송’을 내세우며 등장한 마켓컬리는 2015년부터 연평균 400% 성장,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확산한 비대면 소비에 힘입어 거래액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사진=연합뉴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사진=연합뉴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켓컬리의 시장가치를 8억8000만달러(한화 약 1조원) 규모로 봤다.

티몬도 지난달 신규투자 3050억원을 유치하며 연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자본결손금을 정리하고 하반기 성공적인 IPO 작업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초·분 단위로 특가상품을 선보이는 ‘타임커머스’ 경쟁력을 중심으로 소비자 유입에 집중한다.

티몬은 지난해 신규가입자가 전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3분기 프리미엄 멤버십 ‘슈퍼세이브’ 회원과 매출은 직전년도 동기 대비 각각 5배, 5.5배가 늘었다.

11번가의 상장 도전도 점쳐진다.

모기업인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5년 내 상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유통업체 아마존이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 3000억원 규모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하면서 상장 기대감이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걸린 쿠팡 현수막과 태극기. [사진=연합뉴스]

물론 주요 취급품목이 신선식품으로 특정돼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마켓컬리와 달리 티몬과 11번가 등 이커머스업계에게 쿠팡과 같은 길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박종대 하나금융그룹 애널리스트는 “식품 온라인 시장 공격적인 투자와 진출은 높은 투자액 대비 불확성이 크기 때문에 쿠팡이 온라인 유통 시장의 85%를 차지하는 공산품 시장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11번가와 티몬 등 경쟁 업체들의 도태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한국 온라인 유통 시장의 절대적 사업자로 인정 받았기 때문에 고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실제로 2020년 쿠팡 매출이 90% 이상 증가하는 사이, 경쟁 업체 거래액은 10%도 증가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쿠팡은 직매입‧배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입지를 강화하는데 반해 11번가‧티몬 등의 오픈마켓은 쿠팡이나 네이버쇼핑 수요와 100% 겹친다. 쿠팡의 물류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이들 업체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티몬 관계자는 “상장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면서 “쿠팡이나 네이버의 볼륨 확장이 위협적이긴 하지만 승자 독식구조로 재편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분명한 차별점과 경쟁력을 가지고 티몬에서만 살 수 있고, 사야하는 것들을 늘리면서 타임커머스 외에도 다른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쿠팡 상장이 이커머스업계 자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커머스 구조는 전체 시장의 파이(분배해야 할 총수익)에서 나눠먹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 팽창할 분야이기 때문에 한 기업의 독식보다는 업체별로 각자 경쟁력을 제고하면서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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