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국내 생산 물량 일부 美 앨라배마로 옮긴다

[이뉴스투데이 조채원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 물량 일부를 국내로 옮긴다. 현대차가 해외 공장 물량을 국내로 옮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노조 측에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쏘나타와 아반떼 중 연간 7만대를 아산·울산3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전했다.

앨라배마 공장에는 투싼 물량을 일부 넘긴다. 현재까지 울산2·5공장에서 투싼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했다.

현대차가 물량 조정을 한 이유는 공장간 생산 물량이 불균형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 준중형 세단인 쏘나타의 판매가 부진했던 반면, 준대형 세단 그랜저·K7 또는 SUV가 선전하고 있어서다.

쏘나타는 지난해부터 판매가 급감하더니 국내 판매 상위 10위 밖으로 밀렸다. 2019년 3월에 출시된 쏘나타 모델의 디자인이 혹평을 받아서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투싼을 생산하던 울산2공장은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80·GV70 판매 실적이 좋은데다 오는 8월부터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GV60도 생산해 당분간은 물량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장에서 만들던 투싼을 앨라배마 공장으로 옮겨도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투싼 물량을 아산으로 옮기려면 설비 개설이 필요할 뿐 아니라 노조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현대차는 2019년 울산5공장서 만들던 팰리세이드 생산량 일부를 울산2공장으로 옮기려다 노조가 여러 달 동안 반발해 계약 2만건 가량을 포기해야 했다.

미국 내 투싼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란 시각도 있다. 투싼은 싼타페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아반떼와 쏘나타 물량 일부를 국내로 옮긴 것은 모델별 판매 불균형과 경직적인 생산 구도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공장별 생산물량 전환 등을 용이하게 바꿔 생산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