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 때 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제목이 스포일러인 점 사과드립니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한 친구는 완결된 만화책이나 로맨스 영화는 반드시 결말을 확인한 후에 시작한다. 이른바 ‘밑밥 회수’를 하지 않는 작품은 허무해서 보기 싫다는 것.

정반대로 그 어떤 여운과 불투명성에 방점을 두는 이들도 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카오산 탱고’ 김범삼 감독 스스로가 그런 쪽이다. 혹은 이 영화에 매료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매력 역시 미스테리 하게 끝난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당초 시나리오와 달리 실제 촬영 후 편집 과정에서 그러한 선택을 반복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지하(홍완표).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이미 기사 제목이 스포일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카오산 탱고’는 결말보다는 거기에까지 이르는 과정과 그 사이에 반짝반짝 빛나는 감성의 결을 느껴보는 영화라고 변명을 우선 해본다. 이마저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내용을 정리하면 이러하다.

웹툰 작가이자 영화감독 지망생 지하(홍완표)는 시나리오 취재를 위해 태국 방콕 카오산 로드를 찾는다. 본래 그는 네팔여행 중이던 커플 가운데 여자가 납치돼 서커스에 팔려갔다는 괴담을 다룰 생각이었지만 정작 카오산 로드를 찾은 이유는 죽은 형과 살아있는 형수가 마지막으로 여행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별다른 소득없이 인터뷰가 이어지길 며칠, 우연히 람부뜨리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홍익인간’에서 하영(현리)을 보게 되고 뭔가 홀린 듯 숙소를 이곳으로 옮긴다.

이튿날 지하는 무심코 노천카페에서 노트북·캠코더·옷은 물론 여권과 휴대폰, 지갑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다. 설상가상으로 휴일과 송크란 축제기간이 연이어져 며칠동안 대사관이 문을 닫는다는 사실에 막막해진 지하에게 하영은 짐꾼 아르바이트를 제안한다. 이를 변곡점으로 지하는 야시장에서 액세서리를 파는 하영을 쫓아다니고, 또 홍익인간 터줏대감 동현(오창경)에게 도움을 받으며 자신이 이번 여행에서 찾고자 했던 그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베스트셀러 여행서 박준 작가의 ‘On the Road: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을 연상케 하는 이 영화는 사람뿐 아니라 제목처럼 방콕의 풍경에 탱고음악이 어우러지며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한다. 마치 피아졸라 탱고 선율이 흐르는 아이팟을 끼고 카오산 로드, 왓아룬 사원, 짜오프라야강, 암파와 수상시장을 방문한 듯한 랜선여행 기분도 선사한다.

김범삼 감독은 “시나리오를 개발하던 때에 영화 OST에 참여하기도한 정태우 감독 ‘라벤타나’ 음악을 무한반복으로 들었다”며 “차오프라야 강에서 보트를 타고 피아졸라 탱고가 있었고 자연스럽게 영상과 탱고 선율이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동현(오창경).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하영(현리). [사진=영화 '카오산 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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