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노브랜드 매장에 진열된 푸른밤 소주. [사진=이하영 기자]
서울 시내 한 노브랜드 매장에 진열된 푸른밤 소주. [사진=이하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정용진 술로 불리는 ‘푸른밤 소주’가 다음달부터 가격을 올린다. 푸른밤은 리뉴얼 후에도 시장 반응이 썩 좋지 않아 가격 상승효과가 겹치면 판매 저하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제주소주 16.9도 푸른밤과 20도 지픈맛이 내달 1일부터 360ml 병 공장출고가격이 1078원으로 인상된다. 오른 가격을 적용하면 푸른밤 소주는 업계 1‧2위 △하이트진로 참이슬(360ml) 1081.2원 △롯데주류 처음처럼(360ml) 1079.1원 등과 비슷한 수준의 공장출고가가 된다.

이번 제주소주 공장출고가 조정은 지역소주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 지역을 대표하는 소주들인 △대구‧경북 금복주 평균 6.45%↑ △대전‧충청 맥키스컴퍼니 6.4%↑ △부산‧경남 좋은데이 6%↑ 등이 제품 가격을 줄인상 했다.

가격을 올린 이유로는 원부자재 가격 압박이 첫손에 꼽힌다. 재료비는 지속 상승하는데 판매량은 좀체 늘지 않아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악화된 경영 상태를 메꾸기 어렵다는 논리다.

지난해 10월에는 푸른밤 소주 △짧은밤→푸른밤(16.9도) △긴밤→지픈맛(20.1→20도)으로 변경하고 쓴맛을 줄이고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토마틴과 아르지닌 등을 추가해 리뉴얼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업계 기준 푸른밤 소주 시장점유율은 0.22%로 미미한 수준이다.

2월 1일부터 적용될 것으로 도매상 등에 배포된 푸른밤 소주 인상 가격. [사진=이하영 기자]
2월 1일부터 적용될 것으로 도매상 등에 배포된 푸른밤 소주 인상 가격. [사진=이하영 기자]

문제는 충성 고객이 적은 상태에서 가격 인상을 감행할 경우 오히려 고객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부분이다. 푸른밤 소주 시장점유율이 더욱 낮아질 수 있는 이유다.

푸른밤 매출 부진에는 신세계가 이마트 등 자사 유통망에만 기대 음식점이나 소매상 등 영업에 소홀했던 부분도 손꼽힌다.

소주의 유흥시장 판매율은 전체 채널에서 50%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다. 또 음식점‧주점 등 유흥시장에서 마시던 술을 가정용으로 구입하는 고객이 많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통채널 올인은 2가지 실수로 기록된다.

2년째 푸른밤 판매가 신통치 않자 이마트는 벌써 지난해까지 제주소주가 발행한 유상증자 신주 570억원을 사들인 상태다.

일각에선 푸른밤 소주 매출 부진이 지속되다가는 몇년 뒤 제주소주도 삐에로쇼핑처럼 신세계그룹 목록에서 지워질지 모른다는 말도 나온다.

푸른밤 소주 론칭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을 갖춰 소비자들이 찾아오게 해야 한다는 면에서 제주소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요원한 역할이다.

푸른밤 소주 인상과 관련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현재 가격인상을 검토 중”이라며 “확정짓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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