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열린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며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세를 낮추는 등 무주택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패널의 질문에는 "양도세와 보유세 문제는 참고하겠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시각과 달리 전국 집값은 불안정한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2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다주택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울 아파트값 11.08%↑…서울 부동산 가격만 1000조원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6일 서울 27개 동 등 투기과열 지구의 민간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한 뒤에도 신축아파트 가격은 폭등했다. 상한제 도입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의 집값은 풍선효과로 인해 가격이 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지난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1.08% 상승했다. 역대 가장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여겨지는 9·13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7개월 하락세를 보인 것이 전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KB국민은행의 부동산 시세를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집권 2년 반 동안 서울의 아파트값은 한 채당 평균 2억5000만원(총 500조원)이 올랐다. 특히,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값은 한 채당 5억원씩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만 1000조원 상승한 것으로 경실련은 추산했다.

◇ 계속되는 규제에도 다주택자 증가…"실효성 없는 규제뿐" 지적도

다주택자는 오히려 증가했다. 양도세 중과 조치부터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보유세 강화 등 다주택자들을 옥죄는 규제를 지난해 4월부터 정부가 내놨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지난 19일 발표한 '2018 주택소유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2채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219만2000명으로 2012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17년 211만9000명보다 7만3000명 증가했다.

전국 주택 소유자 1401만명 중 다주택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5.6%로, 전년 15.5%보다 0.1%p 상승했다. 주택 2채 보유자는 166만명에서 172만1000명으로 6만1000명 증가했으며, 3채 보유자는 27만2000명에서 28만명으로 8000명 늘었다. 5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11만5000명에서 11만7000명으로 2000명이 증가했다. 특히 다주택자 비중은 서울 강남구가 전국 1위(21.7%)를 차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양도세 중과 정도로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리 없고 오히려 증여만 늘어나고 있다"며 "실효성 없는 규제들로 누더기 법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주택자들이 계속해서 매물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는 공급을 늘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3기 신도시 공급으로는 서울 집값을 잡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거래세를 낮춰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보유세 등 세금 올릴 가능성 적어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면 더욱 강력한 여러 방안을 강구해서라도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이어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보유세 등 세금이 포함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금을 건드릴 경우 국민적 저항을 일으켜 총선 등 정치적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분양가 상한제 추가 지정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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