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저녁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만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저녁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만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일본이 겪었던 L자형 불황을 넘어 경제의 수직 붕괴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잘못 들어선 궤도를 수정하려는 모습이 정부에선 보이지 않고 있다. 

11일 임기 후반기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첫 근무가 시작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일본이 겪었던 L자형 불황과는 달리 한국 경제는 붕괴 수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경직된 노동정책이 결국은 기업과 주력산업을 붕괴시키고, 성장동력을 급격히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거시경제 지표를 보면 올 3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4%다. 올 1분기 성장률은 -0.4%, 2분기는 1.0%다. 이런 상황이라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1%대가 유력하다. 제2차 오일쇼크 영향을 받은 1980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1998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 1962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저금리와 재정지출에 의존하는 정책이 아닌 기업의 자유가 필요하는 것이 재계의 목소리다. 하지만 정부 예산을 보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노골적인 현금살포가 예고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도 확장 예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513조5000억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해왔다.

기업 경제 부문에서의 위기와 함께 문재인 정부는 저출산·고령화라는 또 다른 적을 상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고자 마련한 현금성 복지가 내년에도 62조원에 육박한다.

노년층을 겨냥한 공공근로 일자리 증가 노력으로 지난 9월 고용률은 1997년 이후 최고치인 61.4%를 기록했다. 하지만 월수당 20~30만원으로 최저 생계비의 절반도 되지 않는 복지성 지출을 고용통계 산정에 포함시켜 경제 전망을 분식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지출이 즉각 일자리창출로 이어졌다"는 자신감을 보이면서 "앞으로도 계속 재정확대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설비투자가 줄고,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등 기업의 경제활동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잇지만, 공공부문의 비효율적 팽창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공공부문 수입 증가속도는 명목 GDP 증가율 3.1%의 1.8배인 5.7%를 기록했다. 반면 공공부문 지출 증가속도는 명목 GDP 증가율의 2.2배인 6.8%에 달했다. 통계이용이 가능한 지난 2011년 이후 지난까지 8년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결국 해외로 빠져 나가는 기업이 늘어나고 현금성 수당을 받아 근근히 생계를 잇는 사람이 대폭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고용이 양적·질적으로 뚜렷한 회복세"라면서 "우리 경제의 견실함은 세계가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한국은 노동시장 규제가 심하기로 162개국 중 20위다. 이대로 가다가는 세계에서 노동시장이 '가장 경직된' 나라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최저임금인상과 주52시간 근로 정책을 고수하며 침묵을 지키는 상황이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지출 부분을 빼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라며 "투자와 소비 어느부문도 성한 곳이 없다. 내년에 있을 총선에 대한 미련 때문에 정부가 마땅히 해야할 조치들을 아예 모른 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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