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사진=연합뉴스]
한남3구역.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여기 (한남3구역) 조합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여기저기서 최대·최고 붙여가며 띄워대니 일반 브랜드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가능하면 프리미엄 브랜드로 지을 생각뿐이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2파전이 될 확률이 높다.”

지난 25일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한남3구역 재건축 구역의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같이 설명했다.

현재 한남3구역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등 3파전 양상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전개되고 있다. 197개 동 총 5816가구 규모로 사업비만 1조8000억원에 달해 강북 재개발 최대어로 통한다. 각 건설사는 유례없이 파격적 사업 조건을 담은 제안서를 내놓으며 조합원들의 환심을 사는데 몰두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의 대결 구도가 모양은 3파전이지만 사실상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2파전 양상으로 흐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하이엔드 브랜드(프리미엄 브랜드)를 원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서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디에이치(THE H), 아크로(ACRO) 등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반면 GS건설은 경쟁이 될만한 브랜드가 없어서다. 일반 브랜드 '자이'가 유일하다.

현대건설은 2015년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선보였다. 디에이치의 ‘THE’는 단 하나뿐인 프리미엄 라이프를 의미하고, ‘H’는 현대건설의 영문 HYUNDAI의 머리글자이자 ‘HIGH-END HOUSING(고급 주거)’ ‘HIGH LIVING SOCIETY(상류 생활 사회)’를 뜻한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는 차원에서 평균 분양가 3500만원(전용면적 84㎡) 이상 단지에만 적용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3년 파격적인 분양가를 내세우며 ‘아크로’라는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 ‘아크로’는 ‘가장 높은, 넓은’이라는 의미로 국내 최초의 초고층, 최고급 주상복합의 이미지와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크로리버파크, 아크로리버뷰, 아크로리버하임,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을 통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반면 GS건설은 전략적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판 브랜드인 자이를 앞세워 단지별 차별화와 고급화를 꾀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자이 브랜드로 지어지는 대단지는 ‘자이타운’으로 불리며 입지를 다져왔다. 일각에선 그랑자이를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 일회성 단지명이다.

한편으로는 자이 브랜드 자체가 프리미엄 브랜드와 견줄 경쟁력을 갖췄다는 인식도 많지만 한남3구역 조합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주변 단지와 차별화된 고급 브랜드를 선택이란 게 도시정비사업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재개발 사업에서도 샤테크를 고려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샤테크(샤넬+재테크)란 브랜드의 이미지만으로 제품의 값어치가 유지된다는 합성어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원 A씨는 “기왕이면 한남3구역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고급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겠느냐”며 “솔직히 말해서 흔한 이름보다는 명품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브랜드 네임으로 조성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전했다.

국내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한남3구역 재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시공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유무에 따라 조합원들의 선택이 갈릴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GS건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미리 런칭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광고 마케팅 전문가 A씨는 “결국 부동산가치를 위해 브랜드의 인지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개발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의 환경 개선과 실용성보다는 브랜드 이미지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합은 다음 달 28일께 합동홍보설명회를 진행한 뒤 오는 12월 1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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