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조합원, 건설사별 비현실적 제안에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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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3구역 조합원, 건설사별 비현실적 제안에 '혼란 가중'
건설사별 사업제안서 내놨지만…"비현실적인 제안" 비판 이어져
비현실적 혜택에 현혹되기 보단 과거 하자분쟁, 부실시공 등을 살피겠다는 의견도
  • 윤진웅 기자
  • 승인 2019.10.2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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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찾아간 한남3구역은
21일 오후 찾아간 한남3구역은 좁고 가파른 길이 구불구불 이어져 복잡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노후한 주택들이 즐비해 있었지만, 사람 사는 냄새를 풍기는 정겨운 풍경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한남3구역은 현재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 후 어떤 모습으로 변할 지 기대된다. [사진=윤진웅 기자]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뉴타운3구역(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두고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과잉되는 가운데 한남3구역 조합원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비현실적인 조건이 많아 선택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조합원 사이에선 건설사들이 제시한 비현실적 혜택보다는 과거 하자분쟁, 소비자 피해 접수 건 등을 고려해 신뢰할 수 있는 건설사를 고르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3개사는 지난 18일 한남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에서 진행한 입찰에 참여했다. 이들 건설사는 강남 재건축 수주전을 방불케 하는 사업제안을 내놓으며 본격 수주경쟁을 알렸다.

현대건설은 가구당 5억원의 최저 이주비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주비가 대폭 축소돼 40%까지만 이주비 대출이 가능하지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내에서 건설사가 최저 5억원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조합원 추가 분담금은 입주 1년 후에 받겠다고 했다. 1년간 금융비용은 모두 현대건설이 부담하는 조건이다.

대림산업은 이주비를 LTV 100% 보장하고, 임대아파트가 전혀 없는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제안했다. 특화 설계를 통해 한강 조망권 가구 수를 조합안(1038가구)에서 2566가구로 늘리겠다면서도 공사비를 추가로 받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GS건설은 일반분양가를 3.3㎡당 7200만원까지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미분양이 발생 시 100% 대물 인수 조항까지 추가했다. 단.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로 제한한다는 단서 조항을 넣었다. 조합원 분양가는 3500만원 이하로 책정했다. 여기에 이주비 대출 90% 보장, 조합 사업비 전액 무이자, 조합원 전원 한강조망세대·테라스하우스·펜트하우스 100% 보장 등을 제시했다.

한남3구역에 위치한 대부분 부동산에는 각 건설사의 홍보 전단지가 붙었다. 다만, 3개 건설사 홍보 전단지고 모두 붙은 곳은 찾기 힘들었다. 한 부동산 중개사는 "개인적으로 특정 건설사를 응원하는 마음이 있어 해당 전단지 하나만 붙였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사진=윤진웅 기자]
한남3구역에 위치한 대부분 부동산에는 각 건설사의 홍보 전단지가 붙었다. 다만, 3개 건설사 홍보 전단지고 모두 붙은 곳은 찾기 힘들었다. 한 부동산 중개사는 "개인적으로 특정 건설사를 응원하는 마음이 있어 해당 전단지 하나만 붙였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사진=윤진웅 기자]

이처럼 각 건설사가 역대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건설사들이 제안한 내용 중에는 서울시 지침이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비현실적인 제안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합원들 사이에선 건설사의 청렴도와 신뢰도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혜택보다는 리스크를 줄이자는 의견이 많다. 과거 각 건설사 하자분쟁, 부실공사 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남3구역 조합원 A씨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모두 브랜드 가치가 높기 때문에 제안서를 보고 결정하려고 했지만, 비현실적인 제안이 많아 머릿속이 복잡하다”며 “조건보다는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는 건설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각 건설사의 청렴도와 신뢰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중 아파트 입주자들과 진행 중인 하자보수 소송 건수는 모두 57건, 소송가액만 1693억원에 달한다. 이 중 한남3구역에서 수주경쟁을 하는 3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 소송 15건, 소송가액 485억67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림산업이 소송 9건, 소송가액 381억42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GS건설은 소송 2건, 소송가액 86억1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피해구제 접수 건은 대림산업이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각각 12건으로 조사됐다.

건설사별 최근 부실시공 이슈도 있다. 현대건설은 원자로 격납 건물에서 200개 정도의 공극(구멍) 발견된 한빛원전 3·4호기에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다. 대림산업은 평택국제대교가 공사 도중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GS건설은 '고덕자이'에서 불거진 부실시공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5일 정부가 실시한 건설현장 민관합동 불시 안전점검 과정에서 2세대가 재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안전 관리가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아파트 품질 관리와 연관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5년간(2014~2018년)간 이들 건설사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현대건설(19명), 대림산업(18명), GS건설(16명) 순으로 집계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남3구역에 수주경쟁이 시작되면서, 다주택자에게도 이주비를 준다는 등 불가능한 얘기를 전하는 건설사도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요즘처럼 클릭만 하면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에 비현실적인 얘기들로 조합원을 설득하려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시공사 선정의 평가 잣대가 전혀 다른 쪽으로 기울기 전에 차라리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이유를 합당하게 설명하면 진정성이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합은 다음 달 28일께 합동 설명회를 진행한 뒤 12월1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2층 공동주택(아파트) 197개 동, 총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와 근린생활시설을 새롭게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공사 예정가격은 1조888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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