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와 박물관, 미술관으로 변모한 속초 칠성조선소.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흔히 국내여행 일번지 하면 제주도를 떠올리지만 수치상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강원도다. 반도에 거주한다면 지리적으로 접근이 한층 용이하고, 산과 바다, 계곡이 어우러진데다 숙박·즐길거리·먹을거리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덕분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여름휴가를 앞두고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강원도가 32.1%로 목적지 1순위로 꼽혔고 뒤를 이어 경상남도 12.7%, 경상북도 10.4% 등이었다.

한국관광공사는 고성, 강릉, 속초, 동해, 인제 등 강원도 대표 여름 여행지를 14일 추천했다. 이들 지역에서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신규 명소를 소개하고 있어 눈여겨 볼만하다.

고성 바우지움조각미술관. [사진=한국관광공사]

◇고성, 바람으로 완성되는 여행

고성은 바람이 많은 곳이다. 큰 바람이 잦아 때로는 일상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바람이 있어 고성 여행이 완성된다. 돌과 바람, 물이 조화로운 바우지움조각미술관과 바람과 파도의 스포츠인 서핑은 고성만의 여행 매력을 선사한다.

2015년에 개관한 바우지움조각미술관은 지난 4월 고성 산불 시작 지점인 토성면 원암리에 자리한다. 다행히 불은 미술관 앞 솔숲만 태우고 방향을 바꿨다. 김명숙 관장은 산불 흔적을 지워버리는 대신 시커먼 소나무를 재료로 작품을 구상 중이다. 물의 정원은 그 자체로 커다란 캔버스다. 매일 조금씩 다른 자연을 비추고, 바람에 따라 매순간 물결로 그림을 그려낸다.

최근 들어 고성은 서퍼들에게도 인기다. 고고비치서프를 비롯해 현재 열 개 넘는 서핑샵이 자작도·송지호·백도·봉수대·천진해수욕장에 문을 열었다. 서핑 후 해변에서 즐기는 요가는 근육통 예방에 좋고 특별한 여행 사진을 찍기에도 그만이다.

6월 여행으로는 하늬라벤더팜도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이 때쯤이면 보랏빛 라벤더가 들판을 가득 덮으며, 노란 호밀밭, 붉은 양귀비꽃, 초록빛 메타세쿼이아 숲길까지 색색으로 눈이 호강한다.

소돌아들바위공원 해질녘 [사진=한국관광공사]

◇강릉, 커피향기 바람에 날리는 소돌아들바위공원

강릉은 이제 커피여행 대표 명소가 됐다. 강릉이란 지명을 듣고 경포대나 교동짬뽕보다 커피를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정도다. 강원도에 가면 강릉에 들러 커피 한 잔 하고 오겠다고 계획을 세우는 이도 많다.

강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커피를 매개로 전설과 현재를 이어보자. 약 400여 년 전 형성됐다고 전해지는 아담한 항구 마을 소돌은 소를 닮아 유래한 이름이다. 소돌마을이 품은 가운데 구멍이 ‘뽕’ 뚫린 신묘한 모양 아들바위 덕분에 이곳에서 지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전해져 외지인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기묘한 바위들이 춤추는 소돌아들바위공원에서 소원도 빌어보고, 탄성이 절로 나오는 바다와 커피에 취해 강문해변을 거닐어 본다. 

속초 외옹치 바다향기로. [사진=한국관광공사]

◇속초, 눈·사진·마음으로 뉴트로에 빠져들다

속초는 옛스러운 것을 새롭게 해석하는 뉴트로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수십 년 만에 개방한 바다는 손때 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이고, 목선을 만들던 조선소는 배를 수리하는 대신 삐걱거리는 마음을 고치는 커피 한 잔을 낸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그동안 군사제한구역이었던 곳을 65년 만에 개방했다. 바다로 삐져나온 항아리처럼 생긴 언덕이라는 외옹치 해변을 따라 향기로운 산책로를 냈다. 쪽빛 동해를 동무삼아 걷는 길은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드라마 주인공이 되는 풍경을 만난다.

한국전쟁 때 피난민으로 원산에서 속초로 내려온 일가족이 3대째 목선을 만들던 칠성조선소는 카페로 변신했다. 배가 드나들던 마당은 호수를 바라보며 주문한 커피를 마시기 좋은 명당이다.

작은 골목길로 접어들면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이 기다리고, 반세기를 이어온 옛 서점은 여전히 아름다운 책과 함께 여유를 권한다. 보다 느리게 눈과 사진에 담고, 더 따뜻하게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곳이 요즘 속초다.

논골 게스트하우스 테라스에서 본 풍광. [사진=한국관광공사]

◇동해, 묵호동 논골담길에서 만난 ‘전망 좋은 방’

여행을 하다 보면 한 번쯤 평생 머물고 싶은 장소와 마주친다. 복잡한 일상이 반복되는 도심을 떠나 나만의 휴식처를 갖고 싶은 원초적 로망 때문이다.

동해시 묵호 논골담길은 수수하고 깨끗한 방 한 칸에 미세먼지 제로의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발끝으로 펼쳐져 7성급 호텔 전망이 부럽지 않은 그야말로 나만의 ‘전망 좋은 방’과 같다.

이곳 바닷가마을 길마다 치열한 삶의 애환이 그려진 벽화를 보는 건 또다른 즐거움이다. 아울러 얕은 수심과 넓은 백사장, 울창한 송림이 펼쳐지는 망상해수욕장은 여름철 핫플레이스다. 산불피해로 잠시 운영을 중단했던 제2오토캠핑장도 다시 문을 열었다. 캠핑장에서 바다로 뛰어드는데, 1분이면 될 만큼 가깝다.

일반인도 주행해 볼 수 있는 인제 스피디움 써킷 . [사진=한국관광공사]

◇인제, 스피디움 ‘인생 단 한 번 무한질주’

2014년 5월 1일 개장한 인제 스피디움은 드라이빙 복합문화공간이다. 레이싱 경기가 열리는 레이싱 전용 경기장이지만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 서킷은 연장 3.908km로 한국적 산악지형을 표방하는 다양한 높낮이 트랙으로 각광받는다. 일반인도 라이선스 취득 후 본인 차량으로 서킷 주행이 가능한 프로그램과 함께 내 운전 차량에 전문 드라이버가 동승하는 서킷택시, 선두 차량을 따라 서킷을 돌아보는 서킷사파리, 카트를 타고 달리는 서킷카트 등 프로그램들도 다양하다.

일반도로와 오프로드를 달려볼 수 있는 ATV 체험존을 운영하며 어린이 실내놀이터인 브로키즈하우스, 서킷을 전망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챔피언스클럽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주변 관광지로는 원대리에 있는 속삭이는 자작나무숲과 스피디움에서 멀지 않은 하추자연휴양림을 추천한다. 또 인제군청 인근 인제산촌민속박물관과, 박인환문학관, 목공예전시관 등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망상해수욕장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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