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추가 지정하면서 기존 신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산신도시 주민들은 교통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일산신도시 주민들이 교통지옥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서민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사정에 어둡다고 비판한다. 김 장관의 지역구인 일산에서 한 번이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해봤다면 심각성을 알아차렸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출근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는 주엽역 인근 버스 정류장의 모습. [사진=윤진웅 기자]

5월 30일 오전 6시 30분. 이들이 주장하는 일산신도시의 교통지옥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출근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는 3호선 주엽역에 도착했다.

시간이 너무 일러서일까. 정류장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소수였다. 지나는 버스들은 좌석을 남긴 채 다음 정거장으로 떠났다. 지하철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길게 늘어선 줄을 예상했지만 한적한 탓에 오히려 여유가 느껴졌다.

3호선 주엽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일산신도시 주민들의 모습. [사진=윤진웅 기자]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서울까지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가정했을 때 7시~7시30분 사이가 가장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라는 판단에서다. 

오전 7시 10분. 전보다 사람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교통지옥으로 불리기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었다. 좌석 버스에는 정류장 손님을 모두 태우고도 20석이 남아있다는 안내가 표시됐다. 납득할만한 사정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출근 중인 일산 주민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류장에서 만난 A씨(남·30대 추정)는 “다음 정거장인 마두역이나 백석역 쪽은 사람이 꽉 차 좌석에 앉을 수 없다”며 “일부러 대화역이나 주엽역까지 와서 버스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버스 배차간격은 나쁘지 않지만, 좌석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지하철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킨텍스 인근에 거주하는 B씨(남·20대)는 “대화역이나 주엽역은 앉아서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지만, 마두역부터는 어림없다”며 “이후에는 승객들로 가득 차 이른바 ‘지옥철’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앙 경의선도 있지만, 배차 간격이 넓어서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버스와 지하철 외에도 회사 버스가 정차하는 구간이 정해져 있다. [사진=윤진웅 기자]

반면, 교통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회사버스를 이용해 일산에서 판교로 출퇴근한다는 B씨(여·20대)는 “왕복 3시간 정도를 도로에서 보내지만, 교통이 크게 불편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며 “회사 버스가 아니더라도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충분히 출퇴근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일산 토박이라고 소개한 장 모씨(남·33세)는 “앉아서 갈 수 없다는 이유로 교통지옥이라고 말한다면 모든 지역이 교통지옥에 포함될 것”이라면서 “일산신도시에 추가로 교통대책이 들어서면 오히려 3호선을 이용하는 다른 지역 승객들이 더 좋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시간이 지나자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조금 늘었다. 반면 도로는 한적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윤진웅 기자]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산신도시에 추가적인 교통 대책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교통 대책은 물론 이번 3기 신도시와 관련한 추가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 김태섭 박사는 “일산신도시에서 3호선을 타고 서울로 출근하는 경우, 한참 돌아가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 여의도나 서부 지역 쪽으로 이어지지 않아 불편하다”면서 “버스가 여러 대 있기는 하지만 복잡한 부분이 있어 자동차 이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대적으로도 판교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일산 교통은 상당히 열악한 편이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단순하게 교통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일산신도시 주민들의 사정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며 “구도심과 신도심을 연계 개발해 상생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부동산 상황을 보면 일산신도시 주민들이 소외감을 느낄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양시 전체의 균형 발전과 일산신도시 정비사업을 필두로 교통 대책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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