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된 모습. 당시 1000만원대로 회복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은 이후 1년이 넘게 당시 시세를 회복하기 못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지난 4월부터 두 달 간 암호화폐 시세가 회복세를 보이자 다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듯 보이나 여전히 거래소들은 어려운 업계 분위기에 침울한 분위기다. 1000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걱정이 많은 이유로 생각보다 높지 못한 거래량, 신규 가입자 유입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꼽았다. 

암호화폐 시장 데이터를 제공 업체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일 오후 1시 현재 2.32% 오른 8061.47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약 961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은 지난 주말 잠깐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재차 반등하며 한화 기준 1000만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00만원 대에 거래됐던 지난해 시세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반면 올 초 300만원대까지 떨어진 것에 비해면 3배 이상 오르며 회복하는 모양새다. 투자심리도 안정세로 접어들자 1만달러 이상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4대 암호화폐라 불리는 이더리움과 이오스, 리플도 반등하며 최근 달라진 분위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긴 하락장에서 부활의 조짐을 보이자 암호화폐 투자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던 거래소에 다시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암호화폐 상승장으로 인해 계좌개설 등의 문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기지개를 편 암호화폐 시장과는 반대로 거래소 관계자들은 여전히 우려하는 모습이다. 가격은 올랐지만 뚜렷하게 오른 거래량은 '아직'이라는 평가와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가로막힌 계좌개설 등 신규유입 제한이 그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월 초 만우절 이후 상승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상승장을 탔지만 생각보다 거래량이 높지 않았고 점차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거래소 측면에서 특별히 호재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긴 침체기 동안 고객 유치를 위해 벌인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거래소 가입을 위한 계좌개설 등도 발목을 잡았다. 새로운 투자금과 투자자들의 유치를 위해 거래소 가입이 원활해야 하는데 은행권을 비롯해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거래를 목적으로 할 경우 발급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기존의 계좌 또는 잠들어있는 휴면계좌 등으로 연계하는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 계좌를 연계해 가입할 수 있다. 코빗은 신한은행과 연계되어 있다. 업비트는 지난해 IBK기업은행과 계좌 연계가 제한된 이후 아직까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상계좌 서비스를 거래소에 제공하고는 있지만 기존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 외에는 아직까지 추가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거래소 추가와 관련해서는 검토는 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벤처 인증 취소도 적잖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시행령 이후 유흥업과 사행시설(도박장) 등을 벤처 인증을 취소 결정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도 같이 벤처 인증 취소를 결정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오른 바 있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회사 평판과 더불어 채용 부분, 세제혜택 등에 업계가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며 “암호화폐 거래소를 도박장 수준으로밖에 보지 않는 현 정부의 태도와 시선이 변하지 않는 이상 거래소는 앞으로도 성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이러한 평가에 국내 사업도 제한적인 거래소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빗썸은 미국 핀테크기업 시리즈원과 손잡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대체거래소(ATS) 라이센스를 신청해 증권형토큰(STO) 거래소 설립을 위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코인원과 업비트는 지난해 일찍이 각각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로 진출해 활로를 모색 중에 있다.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로 회사를 창업하려는 예비 창업가들도 대출을 알아보기 위해 은행에서 상담을 받으면 블록체인의 ‘블’ 자만 꺼내도 대출받기가 어렵다고 얘기가 나돌 정도”라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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