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전문변호사의 tip] #17. 상대가 만취상태 아니어도 준강간죄 처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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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의 tip] #17. 상대가 만취상태 아니어도 준강간죄 처벌 가능하다
  • 이현중
  • 승인 2019.04.02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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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는 늘 심각한 사회문제다. 요즘에는 특히 디지털 성범죄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법적·제도적인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또는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호소할 곳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형사전문변호사를 통해 사회적인 이슈를 짚어보면서 법률, 판례, 사례 등을 함께 다루며 정확한 법률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함으로써 성립하는데, 예컨대 술을 마시고 만취하여 정신을 잃은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면 준강간죄가 성립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실제로는 피해자가 술에 만취하지 않아 정신이 있었는데 가해자는 피해자가 만취하여 정신을 잃은 줄 인식하고 간음하였다면 어떻게 될까? 최근 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의 처, 여성 B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처가 먼저 잠이 들고 B씨도 안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자, B씨를 따라 들어간 뒤 누워있는 B씨를 간음하여 강간한 사실로 기소되었다. 이 때 A씨 측은 B씨가 술에 만취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가 당시 B씨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한 이상 B씨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았어도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하였다. 즉, 피해자가 실제로 술에 만취한 상태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를 만취한 상태로 인식하고 간음하였다면 준강간죄의 불능미수로 처벌된다는 것이다.

형법은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불능미수가 성립하는 경우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법원은 형의 감면 여부에 대해 재량을 가지게 된다. 즉,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을 야기한 때에는 가해자는 기수범과 동일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위 사례에서도 B씨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가 아니었고, A씨가 간음 과정에서 B씨에 대한 폭행과 협박이 없었다 하더라도,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하여 준강간죄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준강간죄가 성립하면 강간죄의 예에 의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게 되고, 신상정보등록 등의 처분도 받게 된다. 주의할 점은 준강간죄의 경우에는 벌금형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하였을 때 준강간 사건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술에 취해 있는 경우에 상대가 암묵적으로 성관계에 동의하였다고 착각하여 관계를 하였다가 준강간으로 고소되는 일이 쉽게 발생한다. 준강간죄 등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이 중요한 증거가 되기 때문에 만약 억울하게 혐의를 받게 되면 법률적 지식이 부족한 피의자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준강간죄는 피해자에 대한 폭행 또는 협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강간죄보다 죄의식을 적게 느낄 수 있으나, 준강간죄 역시 강간죄에 준하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준강간죄의 경우 예전에는 피해자와 합의하면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내려졌는데, 최근에는 성범죄에 대하여 엄격하게 처벌하는 추세에 따라 중한 형으로 처벌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피해자가 술에 만취하지 않아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에도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면 준강간죄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준강간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다면 피의자 혼자서 대처하기 보다는 수사 초기부터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현중 더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경찰대학 법학과
-사법연수원 수료
-前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現 서울송파경찰서·서울영등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전문위원
-現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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