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바하'는 주술보다 논리로 귀신의 실체에 접근한다. <사진=CJ ENM>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20일 개봉한 영화 ‘사바하’는 1500만 관객을 향해 달리는 영화 ‘극한직업’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전작인 ‘검은 사제들’을 통해 한국에서는 생소한 오컬트 장르를 본격적으로 보여준 장재현 감독이 다시 한 번 오컬트 영화를 가지고 돌아왔다. 

오컬트는 과학적으로 알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흔히 귀신이나 악마를 잡는 영화를 말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엑소시스트’나 ‘컨저링’ ‘오멘’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검은 사제들’과 ‘곡성’ 등이 나온 후 한국형 오컬트에 대한 관심이 생긴 뒤 최근 ‘사바하’까지 이어졌다. 

한국영화와 드라마에서 ‘귀신 이야기’야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귀신과 악마(퇴마)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이야기는 최근 들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오컬트 영화에서 귀신을 잡는 방법은 종교적인 주술이나 의식(cult)을 통해 이뤄진다. ´사바하´는 과학으로 귀신을 상대하진 않지만 주술보다 논리로 귀신을 잡는 경우다. 그러나 어떤 영화들에서는 귀신을 과학으로 퇴치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과학으로 귀신을 잡는 영화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고스트 버스터즈’다. ‘고스트 버스터즈’는 뉴욕의 괴짜 과학교수들이 모여서 유령을 잡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전기를 활용한 온갖 장비가 등장해 귀신을 포획하고 가둬둔다. 

최근 헐리우드에서는 ‘고스트 버스터즈’ 속편을 제작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만화를 원작으로 1984년에 처음 영화화 된 ‘고스트 버스터즈’는 먹깨비와 머쉬멜로우맨 등 개성 강한 귀신들이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1990년 속편이 제작됐고 2016년에는 여성버전으로 한 차례 리메이크된 바 있다. 2020년 개봉을 목표로 하는 ‘고스트 버스터즈’는 1990년작 이후 30년만에 만들어지는 속편이다. 

최근 흥행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공포영화 ‘컨저링’에서는 초음파 등을 활용해 귀신을 탐지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영화 속 퇴마를 담당하는 워렌 부부는 귀신 존재를 감지하기 위해 온갖 장비를 활용한다. 물론 결국 귀신을 탐지하는 것은 영매가 담당하지만 영화 속 장비들은 긴장과 기이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최근 개봉한 ‘곤지암’에서 ICT를 활용해 귀신을 탐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고프로나 드론 등 최신 영상장비나 동작 감지 센서를 활용해 귀신을 찾으려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 인류가 ‘귀신’이라는 개념을 알게 된 이래 가장 오랫동안 던진 질문이라면 “귀신은 정말 존재할까?”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귀신이라던지 사후세계, 악마라는 것들은 정말 존재할까. 이런 것들에 대해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할까.

'고스트 버스터즈'는 귀신을 과학으로 잡는 가장 대표적인 영화다. 사진은 2016년 개봉한 여성판 '고스트 버스터즈'. <사진=유니버셜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귀신에 대한 과학적 접근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07년 미국 던컨 맥두걸 박사가 진행한 ‘21g 실험’이다. 간단히 말해 영혼에도 무게가 있음을 증명하는 실험으로 사람이 죽는 순간의 무게를 측정해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맥두걸 박사는 죽음의 고비를 앞둔 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고 이 중 1명의 환자가 죽는 순간 무게가 21g 줄어들어 이를 영혼의 무게로 규정한 것이다. 다만 6명의 피실험체 중 1명만이 이 가설을 충족해 비과학적인 실험으로 알려져 있다. 

올라프 블랑케 로잔 공과대학 교수는 2006년 인공적으로 귀신을 만들어내는 실험을 진행했다. 신체감각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뇌 세포를 통해 감각을 흐트러뜨려 귀신을 본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실험이다. 

실험 결과 참가자 대부분이 유령을 본 것 같은 착각을 느꼈고 블랑케 박사는 이를 토대로 귀신은 뇌 감각 신호의 충돌로 빚어진 착각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빙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으나 대부분 거짓말을 하거나 다중인격,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이었다. 

오늘날 과학은 우주의 신비를 규명하고 인공적으로 인격을 만들어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당연히 초자연적인 실체에 대한 탐구도 이뤄지고 있다. 

만약 귀신이나 사후세계에 대한 과학적 규명이 이뤄진다면 소설이나 영화, 연극 등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은 아주 많은 소재를 잃게 된다. 더 많은 지식을 얻게 되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를 잃게 될 것이다. 

귀신으로 인해 얻게 되는 공포나 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며 느끼는 일종의 카타르시스와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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