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케이블TV 사업자 주도의 유료방송시장 재편 움직임이 나타나며 시장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간 유료방송시장은 케이블TV 사업자 1위인 CJ헬로와 SK브로드밴드의 M&A 불발(2016년), CJ헬로와 LG유플러스의 M&A설(2018년) 등 이슈가 지속되며 케이블 TV 사업자가 피인수 대상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지속돼 왔다.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 역시 2015년부터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 작업에 들어갔고 통신 3사 중 딜라이브의 인수 주체가 어디가 될지에 이목이 쏠렸던 상황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는 최근 딜라이브에 대한 실사에 들어갔다. CJ헬로는 딜라이브의 정확한 유료 가입자 수와 장비, 시설 등에 대한 평가를 거친 뒤 본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인수 매물로 여겨졌던 CJ헬로가 인수 주체로 방향을 선회하고, CJ헬로와 딜라이브의 연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간 빅딜이 성사 여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태다.

CJ헬로가 역공을 펼칠 가능성은 올해 초부터 지속해 제기돼왔다. 올해 1월 CJ헬로는 LG유플러스와 M&A설에 휩싸인 직후 최대주주 CJ오쇼핑을 통해 "현재 CJ헬로의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CJ헬로는 딜라이브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로 대표되는 IPTV 주도의 M&A설이 계속 흘러나왔다. 실제 지난 5월에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M&A임박설이 돌긴 했지만 해프닝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 양사 협상에 난항을 겪은 이유는 '가격 조건' 과 '알뜰폰' 사업의 거취 문제가 엮여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와 M&A 당시 가입자 당 45만원 가량을 웃돌던 금액이 LG유플러스와의 협상에서는 25만원까지 떨어진 점을 협상이 수월하지 않았던 이유로 관측했다. 또 LG유플러스의 알뜰모바일 등 알뜰폰 자회사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헬로모바일'의 사업 영역이 겹치는 점도 M&A 불발에 영향을 미쳤던 배경으로 꼽고 있다. 보편요금제 등의 영향으로 가입자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CJ헬로의 '헬로모바일'을 가져갈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수월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외에 SK브로드밴드, KT 등이 당장 CJ헬로 인수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일 수 없는 여건 또한 CJ헬로가 눈을 돌려 딜라이브 인수에 관심을 가지게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6년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 간 M&A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으로 불발됐고, KT그룹은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MSO 인수에 나서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KT그룹+CJ헬로 합산)절반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가지게 되면서 역시 공정위 제동에 대해 우려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CJ헬로 등 MSO 인수를 모색하기보다는 개별 SO를 인수하는 정도에서 그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복수의 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은 "케이블TV 사업자의 가입자와 매출이 IPTV에 역전당하는 크로스오버 현상에도 불구하고 CJ헬로와 딜라이브 M&A설이 제기되는 데는, MSO간 합병을 통해 시장 전체 2위로 뛰어올라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포석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CJ헬로 입장에서는 매각설에 시달리며 저하된 내부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측면도 있고, 인수 주체로서 자사의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렇게 몸값과 덩치를 불린 CJ헬로가 이후 IPTV 사업자에게 인수되는 시나리오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J헬로와 딜라이브의 M&A 협상의 성공 여부를 '딜라이브를 얼마나 싼 가격으로 가져올 수 있을지' 여부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딜라이브의 현재 가격을 1조3000억원으로 추정 중이다.

CJ헬로와 딜라이브 관계자는 "M&A와 관련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는 단계"라며 "실사를 진행한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날지까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 20.21%, SK브로드밴드 13.65%, CJ헬로 13.1%, LG유플러스 10.89%, 티브로드 10.24%, KT스카이라이프 10.33%, 딜라이브 6.54%, CMB 4.93%, 현대HCN 4.28% 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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