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 지금 물가수준에 국한하지 않고 중기적 흐름에서 완화정도의 조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9일 가진 한은 출입기자단 워크숍 간담회에서 "우리가 채택한 물가안정목표제는 '신축적 물가목표제'라면서 "비록 현재 물가 수준이 목표의 범위를 벗어나 있더라도 중기적 흐름이 그 범위에 들어있다면 경기·금융안정에 포커스를 두고 통화정책을 펴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가 "두세 달 전에 언급한 메시지와 달라졌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통화정책을 두고 '완화정도의 조정' 가능성을 재차 언급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6월 한은 창립 67주년 기념사에서 "경제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어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힌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 말에 공감하고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는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 저물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구조적 요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로 저임금 기간제 근로자나 고령층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나면서 고용과 임금간 관계가 약화됐다"며 "온라인 거래 확대로 국내외 경쟁이 심화되면서 소위 '아마존 이펙트(Amazon Effect)'가 나타나 인플레이션 기대도 약화됐다"고 말했다. 아마존 이펙트는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모든 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파급되는 효과를 뜻한다.

8·2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서는 "이미 분양된 아파트에 대한 집단대출과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여전히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감독당국이 조만간 가계부채관리 종합대책을 마무리해 발표할 계획이므로 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각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 이 총재는 "동시에 통화정책 정상화가 추진되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연휴기간이라 하더라도 그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열흘간의 추석연휴 기간 중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무엇보다도 북한 리스크 때문에 한반도 정세가 불확실하게 돌아가고 있어 긴장을 놓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간부들이 교대로 출근해서 매일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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