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허리케인 '어마'의 습격을 피해 미국 플로리다주의 차량들이 대피하고 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허리케인 '하비'(Harvey)에 이어 '어마'(Irma)가 미국을 덮치면서 세계 에너지시장이 '대혼돈'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10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정유업계가 지난달 재해로 인한 피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허리케인 '어마'까지 플로리다로 접근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며 국내 정유화학업체들의 하반기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파동은 텍사스 지역 내 12.8%의 정유시설의 가동 중단에 따른 급격한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지난 7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의하면 미국의 원유 재고는 460만배럴 증가해 시장 예상치 400만배럴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미국의 주간 원유채굴장비 수도 지난주 대비 3개 감소한 756개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제시설 복구를 위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인데다 역대 최대로 평가되는 허리케인 '어마'의 상륙이 임박하면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3.3%(1.61달러) 내린 47.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긴급 복구 작업으로 하루 270만배럴 규모의 생산시설이 재가동됐지만 여전히 100만배럴 규모의 정제소가 가동 중단된 상태"라며 "재고 증가에 따른 원유값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4사들은 특히 지난해부터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는 전략을 취해온 바 있어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얻게 될 반사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는 기대다.

SK에너지는 태풍 '하비' 상륙 이전인 7월 경 미국산 원유 100만 배럴을 수입키로 계약한 바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12월 국내 정유사로는 처음으로 미국산 원유 200만 배럴을 수입했다. 현대오일뱅크도올해 상반기 미국산 원유 200만 배럴을 들여왔다.

반면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인 에쓰오일은 아람코로부터 원유를 공급받기 때문에 미국산을 도입할 가능성은 적다.

이 같은 흐름은 세계 주식시장에도 반영돼 영국 정유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와 일본의 코스모오일(Cosmo oil) 주가는 카트리나 발생 이후 한 달간 각각 10.3%, 23.1% 급등했다. 국내 SK와 S-Oil 주가도 각각 20.6%, 8.7% 상승한 바 있다.

정유사들이 미국으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상호호혜적 관점을 강조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운송비를 감안해도 미국산이 중동산보다 경제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에틸렌·석유제품 등도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에틸렌 마진이 지난 1일 801달러로 한 달 만에 37% 급증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한 교포는 "연속된 허리케인과 긴급 대피령으로 물값, 휘발유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며 "석유화학제품 공급부족의 장기화되면서 한국의 정유사로서 올해 하반기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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