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0대 우리은행장 내정자 기자간담회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이광구 현 우리은행장이 제50대 민선 첫 우리은행장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5일 오전 차기 행장 후보인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 3인에 대한 최종 면접을 진행한 후 이 행장을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임은 지난 4일 은행장 후보 선정을 위한 임추위가 꾸려진 이후 22일만에 이뤄졌다.

이광구 은행장은 1957년생으로 천안고등학교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9년에 입행하여 개인영업전략부 부장, 홍콩지점 지점장, 홍콩우리투자은행 법인장, 광진성동영업본부 영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개인고객본부 부행장 등을 거쳐, 2014년 12월부터 우리은행장으로 재직 중이다.

임추위 위원들은 이광구 은행장이 취임한 이후 오랜 숙원이었던 민영화를 성공시키고 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으며, 2014년 4000억원대였던 당기순이익을 2015년 1조원대로 늘리고, 특히 2016년은 3분기만에 1조원대를 달성하는 등 은행 실적을 큰 폭으로 향상시킨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행장은 임추위 위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재임기간 실적개선과 민영화 성공이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발전전략으로 위비뱅크 및 위비톡 강화, 로보어드바이저 등 AI 도입, Big data 활용, 융복합 제휴, 동남아 진출 등을 통해 新금융을 선도하고 2020년에는 아시아 Top 10, Global Top 50에 포함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으며, 이에 임추위 위원들도 이 행장의 미래전략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임추위는 “이광구 은행장은 지난 2년 동안 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루어낸 민영화 및 실적에 비추어 업적과 경영능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프레젠테이션 및 두 차례에 걸친 심층 인터뷰에서도 임추위 위원들의 질문에 대해 막힘없이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은행업 전반에 대한 폭 넓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민영화 이후 우리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민영화 이후 첫 은행장이자 민간 주주들에 의해 선임되는 민선 1기 은행장이라는 의미를 갖는 이번 우리은행장 인선은 임추위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었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포함한 다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은행장 선임과 관련하여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임추위 구성도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 장동우 아이엠엠(IMM) 인베스트먼트 대표, 텐즈핑(田志平)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 등 정부 지분의 민간 매각으로 새로 들어온 민영화 참여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5명으로만 이루어졌다.

실제로도 이번 임추위의 은행장 후보 선정은 임추위 위원들의 자율적인 토론과 협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고, 정부의 입김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 임추위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빠른 대처를 위해 인선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면서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하고자 많은 노력과 과정을 거쳤다.  지난 4일 제1차 회의에서는 차기 은행장의 자격기준 및 지원자격 후보군에 대해 정했다.

임추위 위원들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검증된 경영능력, 재직당시 우수한 업적,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미래비젼 등을 자격기준으로 설정했고, 지난 몇 년간 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또,현재 은행이 비상상황에 놓여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기존 정책 또는 영업 노선을 변경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 위원 모두가 공감하여 외부공모는 배제하고,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및 계열회사의 5년 이내의 전·현직 임원 약 70명을 대상으로 한정했다.

연임에 성공한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광구 은행장은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브렉시트(Brexit) 등 경기하강 리스크가 상존하고, 대내적으로는 내수 및 수출 부진으로 2% 초반의 저성장이 예상되어 향후 금융환경이 녹록치 않은 시점에 우리은행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다시 한 번 맡게 되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 플랫폼 네트워크 확장, 글로벌 사업의 질적 성장, IB(투자은행) 강화 및 이종산업 진출 활성화,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 등 5대 新성장동력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은행 및 非은행 영역의 조화를 통해 향후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갈길 또한 멀다.

지금의 은행 계열사 체제에선 규제 강도가 높은 은행법을 적용받아 계열사와의 연계 영업이 쉽지 않아서다. 무엇보다 위험자산이 많은 계열사 실적이 은행 실적에 그대로 합산돼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게 이 행장의 판단이다.

우리은행은 지주 해체 이후 우리카드 등 위험가중치가 높은 비은행 계열사들이 연결기준으로 편입되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을 떨어뜨린 측면이 있다.

우리은행은 일단 올해 상반기 중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PE 등 7개의 자회사를 지주체제로 재편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새 주인이 된 과점주주들도 단기간 기업가치가 올라가기 위해선 지주사 전환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이후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인수·합병(M&M)해 몸집을 키우는 방안에는 과점주주의 의견이 엇갈려 진통이 예상된다.

과점주주 가운데 한화생명·동양생명 등 생명보험사가 2곳, 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가 2곳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은행을 계열사로 갖고 있지 않은 증권·보험사로 은행 지점을 통해 자사 상품을 판매하는 등 시너지 창출을 염두에 두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지주가 성장하려면 산하 계열사를 과감하게 늘려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진단하지만 같은 업종의 과점주주는 수익이 분산될 수 있어 인수·합병에 반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선 자회사들을 지주체제로 재편할 것"이라며 "인수합병 문제는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되면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행장의 임기는 2년이지만 "제가 잘 하면 6년이 될 수도 있고 못하면 6개월이 될 수 있다"며 "매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며 임기에 연연해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한일-상업은행 갈등에 대한 질문에 "합병이후 입사한 직원이 7~80%이상 달한다. 오래된 임원급에서 일부 그런일이 있을 수 있지만 공정한 평가를 통해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금회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단순한 영향력 없는 모임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단호히 말했다.

한편, 이 행장은 오는 3월 24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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