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임원추천위원회는 (왼쪽부터)이광구 행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 3명 후보에 대한 최종 면접을 진행한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 선출이 오늘 결정난다.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에는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건 우리은행 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 부사장 3파전으로 압축됐다.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설 연휴 전인 25일 최종 면접을 실시해 오후에 우리은행장을 내정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임추위는 지난 23일 오전 6명 후보를 대상으로 1차 면접을 실시하고 이 중 김 전 부사장, 이 행장, 이 그룹장(부행장)을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임추위원들은 현직 프리미엄은 없다고 언급했지만 결과적으로 현직 임원인 이 행장과 이 그룹장을 비롯해 전임 중에선 가장 최근인 지난해 3월까지 근무한 김 전 부사장이 살아남았다.

정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금융환경과 내부 사정을 꿰뚫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현직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글로벌·핀테크 등으로 금융환경이 많이 변화했다"며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경영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업무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임기 중 숙원사업인 민영화를 달성한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결과를 예단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광구 행장은 충남 천안 출신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번 목표를 세우면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로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은행 안팎으로는 실적 개선으로 민영화 성공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10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연간 순이익(1조590억원)을 넘어섰다. 8000원대까지 떨어진 주가는 1만3000원대를 오르내리며 50% 가까이 상승했다.

197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해 기획·마케팅·개인영업·전략·해외 등의 분야를 두루 거쳐 실무와 현장에 대한 이해도 깊다.

행장이 된 후에는 조직 내부적으로 무사안일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성과보상체계와 인사제도를 손질했다. 우리은행은 공적 자금이 투입된 탓에 정부의 경영 통제를 받았는데 성과급 등이 경쟁 은행에 비해 적어 불만이 팽배했다. 이 행장은 열심히 일한만큼 보상한다는 원칙 아래 수시포상을 도입하고 개인 실적으로만 평가하도록 인사고과를 바꿨다.

조직개편도 서둘렀다. 취임 직후 업무 연관성이 높은 조직들을 묶어 각 그룹장들이 3~4개 사업본부를 총괄하도록 하는 '그룹제'를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효율성과 책임경영을 중시하는 업무 성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 행장은 부실대출을 줄이지 않고서는 실적이 좋아질 수 없다고 확신했다. 우리은행은 정부가 최대주주여서 국책은행과 함께 어려움을 겪는 기업 지원에 자주 동원됐다. 이른바 '뒷문 잠그기' 전략으로 기업대출 관리에 집중했다.

우리은행 관계자 "이 행장은 열정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업무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며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 심을 리더로 특히 실적 관리에 능하다"고 전했다.

이동건 그룹장(부행장)은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묵직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1983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이 그룹장은 우리은행에서 채널지원단(상무), 업무지원본부(부행장), 여신지원본부(부행장) 등을 거쳤다.

이 그룹장은 전임 이순우 행장 시절부터 2015년 말까지 3년여 동안 은행 2인자인 수석부행장에 재직하며 은행 업무를 두루 파악했다. 수석부행장은 모든 업무를 총괄하며 방향을 결정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탁월한 소통 능력을 강점으로 2014년 차기 행장 선임에도 이광구 행장과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최근 은행권의 화두로 떠오른 모바일 플랫폼을 총괄했다는 점도 차기 행장으로서의 장점으로 부각된다. 이 그룹장이 맡은 영업지원그룹은 우리은행의 모바일 뱅킹인 위비뱅크와 위비마켓 등 모바일 금융플랫폼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중간급 간부 시절에는 기업영업을 주로 담당했다. 2003년 포스코기업영업본부 기업영업지점장을 시작으로 2007년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영업지점장, 2009년 강남중앙기업영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기업영업에 강한 우리은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일은행 입행이어서 출신 은행 안배를 고려했을 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임 이순우 행장과 이 행장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생긴 우리은행은 임원급의 경우 보이지 않는 파벌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임원추원위원회도 통합 리더십을 주요 자격 요건으로 지목했다.

우리은행의 한 간부는 "조직원들을 다독이는데 뛰어난 스타일로 화합과 소통에 경쟁력이 있다"며 "민영화 이후의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데 손색이 없는 후보"라고 했다.

김승규 전 우리금융 부사장은 우리은행이 민영화를 성공하는데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4년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매각 작업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퇴임 후에도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2선에서 도왔다.

1979년 한일은행에 입행했으며 우리금융지주 전략담당 상무, 경영기획본부장 , 전략·재무담당 부사장 등을 거쳤다. 우리은행의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특히 2013년에는 기획·전략부문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채권추심을 담당하는 계열사 우리신용정보 사장에서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담당 부사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기도 했다.

이후 민영화를 설계하며 계열사 매각을 주도했다. 지방은행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하는 작업 등 민영화 업무를 담당한 임원이 바로 김 전 부사장이다.

이러한 공로로 2014년 당시 행장 레이스에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우리금융지주가 사라진 뒤에도 김 전 부사장은 우리은행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활동하며 우리은행 민영화를 이끌어왔다.

특히 중동 국부펀드 등과의 협상을 주도했다.

퇴임시점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현직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추위는 현직 프리미엄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금융권은 최근의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직에서 오래 벗어나 있는 후보는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직원은 "김 전 부사장은 재무·전략 부문에 오래 몸담으면서 민영화 성공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라며 "퇴임한지그리 오래되지 않아 은행 업무와 조직을 파악하는데 오래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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