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2017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가운데, 국산차 업체들은 각각 숨겨뒀던 '비장의 카드'를 꺼내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틈새시장을 노리거나 그동안 소홀했던 세그먼트의 라인업을 확대해 판매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국산 자동차 시장 규모는 148만대로, 전년보다 4.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추세인데다가 국내 가계부채 비율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 고용시장 한파로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소비심리 역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10년 이상된 경유차량을 폐차한 뒤 새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세금을 면제해 주는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보조금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수요자는 많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처럼 올해 시장환경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산차 업체들은 각각 '와일드 카드'를 움켜쥐고 있다.

디자인 전문기업 브렌톤이 예상한 제네시스 G70 외관

우선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5년 고성능차 시장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제네시스의 세 번째 라인업을 올해 출시할 계획이다.

EQ900과 G80에 이어 선보일 G70은 후륜 구동 기반의 중형 럭셔리 세단이다. 사실상 제네시스의 첫 독자모델이자 엔트리급(D세그먼트) 모델로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오는 3월 개최되는 '서울국제모터쇼'에서 G70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3분기께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G70은 2.0 가솔린 터보와 V6 3.3 가솔린 트윈 터보 라인업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후륜과 4륜이 모두 적용되고 8단 변속기를 장착한다.

차급은 쏘나타급이지만 역동적인 운동성을 대대적으로 앞세우며 고성능 세단을 선호하는 젊은 층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또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렉서스 IS, 인피니티 Q50 등 각사별 엔트리차종과 맞붙게 된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 호응이 높은 편이고 이전 모델들이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만큼, G70의 흥행 역시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중론이다.

기아차 스팅어

기아자동차 역시 아직까지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고성능 세단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아차가 공개한 '스팅어'는 낮은 전고와 긴 휠베이스를 통해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감성을 담았다. 특히 항공기 디자인을 모티브로 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스팅어는 디트로이트 모토쇼 공식 디자인 시상식인 '아이즈온 디자인 시상식'에서 40여종의 신차를 물리치고 최고 모델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스팅어는 ▲세타Ⅱ 2.0 터보 GDi ▲람다Ⅱ V6 3.3 트윈 터보 GDi 두 종류의 가솔린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가솔린 2.0 터보 GDi 모델은 최고출력 255마력(PS)과 최대토크 36.0kgf·m의 동력성능을, 가솔린 V6 3.3 트윈 터보 GDi 모델은 최고출력 370마력(PS)과 최대토크 52.0kgf·m의 힘을 확보했다.

특히 V6 3.3 트윈 터보 GDi 모델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이르는 시간)은 단 5.1초에 불과하다.

가격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4000만~5000만원대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 볼트EV

한국지엠은 틈새시장인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고 친환경차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18일 열린 '올 뉴 크루즈' 출시 간담회에서 볼트EV를 언급했다. 그는 "볼트EV는 올해 친환경차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한국지엠이 볼트EV를 '게임체인저'로 내세운 것은 국내 전기차 시장을 확대시키는 동시에,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주도하고 있는 기존 시장을 뒤집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60%가 넘는 시장 점유율(2016년 기준)을 기록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외에도 쏘울EV, 레이EV, SM3 Z.E., 스파크 EV 등이 포진해 있지만, 여전히 시장 규모는 초라한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주도하에 전기차 기술 개발과 관련 사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기 때문.

올 상반기 출시되는 볼트EV는 1회 충전으로 383.17km를 달릴 수 있다. 기존 전기차의 두 배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또 고용량 전기 모터에 기반한 전동 드라이브 유닛과 고효율 대용량 배터리 시스템이 전기차 전용 차체와 결합, 획기적인 주행거리와 더불어 20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36.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르노그룹에서 판매 중인 클리오

르노삼성은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시장에서 한 방을 노리고 있다.

앞서 르노삼성자동차는 중형 세단 SM5와 준대형 세단 SM7의 사이에 새롭게 차급을 만들고 SM6를 선보인 바 있다. 경쟁 모델로는 중형차인 현대 쏘나타와 한국지엠 말리부가 꼽힌다.

SM6가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모델로 평가 받고 있는 만큼, 르노삼성은 비교적 타 브랜드들이 소홀한 시장을 노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해치백 시장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상반기 출시 르노그룹의 클리오를 출시할 예정이다. 클리오는 지난 1990년 출시돼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200만대 이상 팔린 스테디셀링카로, 전장 4063mm, 전폭 1732mm, 전고 1448mm의 크기다.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589mm다.

트렁크와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은 해치백은 높은 실용성을 확보하고 유럽시장에서 높은 판매고를 냈지만, 세단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외면 받아왔다.

실제 현대차가 지난해 9월 출시한 5년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i30는 국내 해치백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듯 했지만, 월평균 200대 가량 판매에 그쳤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들이 해치백의 효용성을 모르고 있지만, 클리오를 통해 고객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산차 업체로서 해치백 시장을 두드리는 첫 번째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Y400

쌍용자동차는 타 브랜드들이 소홀하게 여겨왔던 대형 세그먼트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대형 SUV인 Y400(프로젝트명)은 렉스턴W의 상위 차급으로, 3월 개최될 서울국제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양산형 모델을 선보인다. 본격적인 판매는 5월께 이뤄질 전망이다.

차명은 G4 렉스턴(G4 REXTON)이 유력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G4 렉서턴에 대한 상표 출원을 마쳤다.

Y400의 양산형 콘셉트카인 LIV-2를 살펴보면 외관 디자인은 웅장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정통 SUV'의 스타일을 연출했다. 프론트 이미지는 과감한 비례의 인테이크홀, 그릴과 헤드램프가 융합돼 새로운 느낌을 준다. 또 하늘로 뻗어 비상하는 날개를 형상화한 '숄더윙' 그릴이 달려있다.

실내 인테리어는 모던 럭셔리 이미지를 표현함과 동시에 다양한 첨단 IT의 접목을 통해 새롭고 독창적인 프리미엄 공간으로 구현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또 센터페시아의 9.2인치 모니터와 헤드레스트의 10.1인치 모니터 등 총 3개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고 Wi-fi 미러링,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오토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ADAS(첨단운전자보조) 기술과 동급 최다 수준인 9에어백을 적용했다.

파워트레인은 2.2리터 디젤과 7단 변속기, 신규 2.0 가솔린 터보와 6단 변속기 조합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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