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2017년 정유년(丁酉年)새해가 밝았다. 금리상승과 부동산가격 하락의 불안요인이 작용하면서 불확실성하의 경제 상황에서 어디에 어떻게 투자를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 시기다.

특히 가계부채가 1300조원 문턱에 와있고 소득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파산 위험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올해 2분기 가계부채는 1257조원으로 2011년 861조원에 비해 400조원, 46% 정도 늘었으나 5년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71만3000원에서 430만6000원으로 16% 증가에 불과하다.

지난 2014년 8월 정부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했고 주택담보대출은 급증했다.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2013년 20.7조원 증가했으나 2014년 35.5조원, 2015년 70.3조원으로 증가폭이 점점 커졌다.

가계부채가 경제위기 뇌관이 될 위험성이 커지자 정부는 지난 8월 ‘가계부채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집단대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집단대출은 개인의 신용이나 상환능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이 실행되기 때문에 집값 하락시 위험부담이 크다. 뒤늦게나마 가계부채를 금융대책으로만 해결하기 어렵다고 인정하고 주택 분양시장 관리방안을 추가한 것이다.

그러나 발표 후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이 8월 11조6587억원에서 9월 8조3602억원으로 일시 줄었으나 10월에는 다시 10조1714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권보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취급기관의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써 대출의 질까지 나빠졌다. 가계부채를 낮추기 위해서는 소득이 증가하거나 저금리 대환이 이뤄져야 하나, 경기침체로 소득증가는 미미하고 저금리 대출로 부채를 갚기보다는 부동산 구입자금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가계부채가 가계소비에 영향을 미쳐 내년도 경제성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 금리상승으로 가계부담이 증가할 위험이 높아졌다. 내년에 3~4차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우리나라 금리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추격 인상하지 않더라도 미국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 인상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가 올라가서 가계부담은 증가하게 된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는 연간 2조250억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여기다 내년도 아파트 입주물량의 급증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7만 가구로 2012년(17만9031가구)의 두 배가 넘는다. 부동산 실수요자가 아니라 투자 차익을 노리고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은 집값이 하락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대외적인 불안한 상황속에서 수익률을  투자보다는 빚부터 청산하는 '빚테크(빚+재테크)'를 알아본다.

대출받을 때부터 상환할 때의 우선순위를 둬야한다.

무엇보다 금리가 같다면 대출 만기가 빠르고 대출 금액이 적은 것부터 갚는 게 순서다. 전문가들은 통상 제2금융권, 카드론, 1금융권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순으로 빚을 갚을 것을 권장한다.

대부업체나 제2금융권 대출, 카드사 현금 서비스, 은행 마이너스 통장 등 이자율이 높은 대출은 1순위로 상환하거나 일단 금리가 낮은 대출로 갈아탄 뒤 갚아나가는 게 좋다.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최소 1년에 1~2번 시중은행 금리를 확인해본 뒤, 기존 대출을 낮은 금리로 전환해 이자를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 대출을 갈아탈 때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등 금리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대출 기간이 길고 금리 상승 기대감이 있다면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 반대로 변동금리 대출은 대출 기간이 길지 않고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때 활용하는 것이 좋다.

대출을 갚을 때도 몇 가지 원칙을 지키면 상환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일단 고금리 대출을 끼고 있다면 여윳돈이 생겼을 때 저축보단 반드시 빚 상환을 먼저 하는 게 좋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예적금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인 시대에 시중금리를 훌쩍 웃도는 이자를 부담하면서 대출을 살려두는 것은 명백한 손해다. 단기, 소액 대출은 목돈이 없더라도 월 생활비를 일부 줄이면 금세 갚을 수 있다. 한 예로, 은행 적금에 월 100만원씩 붓고 있었다면 이를 50만원으로 낮추고 나머지 50만원을 빚 상환에 써야 한다.

구체적인 상환 기간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평소 소비습관을 조절하고 빚을 상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월급을 받으면 먼저 일정 금액은 대출 상환용으로 무조건 떼어낸 뒤 나머지를 식비, 교육비 등으로 지출하는 식이다. 한정된 금액으로 소비 계획을 세우고 생활하다 보면 돈이 어디서 새고 있는지 빈틈을 찾을 수 있다.

일종의 상환연기제도인 리볼빙 서비스도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 게 빚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리볼빙은 카드 결제대금을 다 결제하지 못할 때 연체를 피하기 위해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하는 결제 시스템. 당장 갚아야 할 돈이 없어 좋아 보여도 원금은 줄지 않고 이자만 계속 붙어 자칫 카드대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버릴 수도 있다.

신용등급 관리는 빚테크의 기본 중 기본이다. 신용등급 관리가 잘돼야 유리한 금리로 맞춤 대출상품을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체가 이미 발생했다면 오래된 것부터 갚아야 한다. 한 예로 10만원 이상의 경우 5일 이상 연체하면 신용등급 산정에 반영되며 10만원 미만의 소액 연체는 반영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30만원을 10일 이상 연체하면 신용등급이 기존 등급보다 두 등급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잠시 연체를 했더라도 금융회사가 고지한 날짜까지 갚으면 연체정보 등록을 피할 수 있다.

빚테크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정하는 것이다. 현시점에서는 고정금리가 낫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실제 최근 고정금리는 증가 추세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15개월 만에 변동금리를 추월했고, 전체 대출에서 고정금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이를 대비하려는 전략에서다.

전문가들은 고정이냐 변동이냐는 흐름보다는 각자 성향에 따라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경제 사정상 국내 금리를 쉽게 올리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어서다. 자신이 위험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으면 변동금리를 택하고 위험 회피 성향이 있으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현재는 금리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 변곡점에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빚을 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는 게 낫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도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할 투자자산도 분명히 있다. 비교적 방향성이 뚜렷하고 시중 금리 이상의 안전마진이 확보된 자산이라면 빚테크로 수익을 노려볼 만하다.

시황과 무관하게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산으로는 수익형 임대부동산이 꼽힌다. 공실만 나지 않는다면 매월 꼬박꼬박 월세를 챙기고 추후 되팔 때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유망하다는 평가다. 3억원 이하로 투자할 만한 소규모 수익형 부동산은 오피스텔과 소형 아파트가 꼽힌다. 오피스텔의 경우 임대수익률을 높이려면 분양가나 매매가가 비싼 서울 도심보다는 외곽 지역, 즉 수도권이나 지방광역시 도심 지역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환율 예측은 전문가들도 어려워하는 영역이므로 충분한 지식을 갖추고 신중하게 접근해야하며 반드시 빚을 통해 발생하는 이자와 수수료 등 비용, 투자 시 얻게 되는 실제 수익 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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