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2부 정상명 기자

[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지난 3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있었다.

이번 실적은 업계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올 여름 무더위가 유난히 심했고, 누진제 이슈까지 겹치면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컨퍼런스콜을 시도했지만, IR담당자는 "이번 컨퍼런스콜을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컨퍼런스콜은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기자,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전화회의를 말한다. 이 시간에는 기업의 실적 브리핑에 이어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진다. 기업의 경영방침과 시장 상황, 향후 실적 등을 가늠해보는 자리로 가치 있는 정보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바꿔 말하면 이 자리를 통해 공개하기 난처한 질문도 나오기 때문에 이를 꺼린다는 것은 숨기고 싶은 것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이번 기업설명회(IR)를 언론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것을 두고 이번 호실적에 대해 국민들이 자세히 아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느껴졌다.

더욱이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선 컨퍼런스콜을 실시한 바 있다.

비공개로 진행한 이유에 대해 묻자 홍보실 직원은 "과거 컨퍼런스콜을 언론 공개로 진행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왜 비공개로 진행하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며 "질문이 있으면 IR을 담당하는 홍보실 직원에게 답변을 받아 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자 개인적 질문에 대한 답변만 해준다면 컨퍼런스콜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컨퍼런스콜의 백미(白眉)인 질의응답 시간에는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사거리도 나오고 국민들이 꼭 알아야할 정보도 나온다. 

예상대로 한전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에만 매출액 15조9435억원, 영업이익 4조42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1.9%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최대실적은 올 여름 냉방기기의 사용량이 늘어나 누진제 요금 폭탄을 맞은 국민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한전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을 두고, 여론의 된서리를 재차 맞을까봐 언론 비공개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들었다.

이러한 실적과 반대로 최근 한전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연말 누진제 개편을 앞두고 수익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주가도 이를 반영 지난 5월9일 한주 당 6만37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이후 추락을 거듭해 5만원 선이 무너졌다.

하지만 힘든 시기일수록 정보를 감추려하기보다는 투명하게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투자자가 가장 기피하는 것은 '불확실성'이기 때문이다.

경영정보에 대해 좀 더 투명해질 때 투자자와 국민의 불신은 해소될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누진제로 인해 민심(民心)이 좋지 않을 때는 말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한전의 당당한 리스크 관리를 기대해 본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