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국산차 업체 안방마님격인 현대차가 판매부진, 내수 점유율 하락, 노조파업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연말까지 신차들을 잇따라 선보여 판매회복을 노리는 동시에, 빠른 시일 내 노조와의 합의점을 도출하고 위기 타개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 내수 판매부진, 시장 장악력 약화로 이어져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한국지엠·르노삼성자동차·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 5개사는 8월 한 달 동안 국내 시장에서 총 10만7677대를 판매했다.

이는 7월 판매량 12만1144대에 비해 11.12% 줄어든 수치다.

특히 현대차의 지난달 내수판매는 4만2112대로 이는 7월(4만7879대) 보다 12.04%, 6월(6만9970대) 보다 39.81%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17.59% 감소했다.

판매부진은 내수시장 장악력 약화로 이어졌다. 이미 7월에 내수 점유율 40% 이하로 추락한 현대차는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39.11%의 점유율(수입차 제외)을 기록했다. 7월 점유율 39.52% 보다 0.41%포인트, 6월 43.44% 보다 4.3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44.66%의 점유율을 냈던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5%포인트 이상 쪼그라들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달 26일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부결됐다.

◆ 장기화된 노조파업, 매출손실 추정액만 1조5000억원 넘어

현대차의 고뇌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인해 굳게 닫친 소비자 지갑은 열릴 기미가 없고, 국내 산업계 최대 강성으로 꼽히는 노조와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1조 근무자가 4시간 파업을 전개했다. 2조는 오후 8시 20분부터 4시간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해 임단협 관련 15번째 파업이다.

지난달 24일 늦은 밤 현대차 사측과 노조는 극적으로 올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내면서 추석 전에 임단협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26일 현대차 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 찬반 투표'에서 80%에 육박하는 조합원들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지난 2일 합의안 부결 이후 1차 재교섭을 갖은 현대차 노사는 이날 2차 재교섭을 진행한다.

노조는 교섭과 별개로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파업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노조파업 여파에 따른 생산 차질로 현대차가 입은 손실규모는 1조5000억원대를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노조파업이 길어짐에 따라 올해 현대차 피해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12차례의 부분파업으로 '역대 최다 파업'이 전개된 2012년에 차량 8만2000대를 생산하지 못해 1조700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은 바 있다.

또 파업으로 '역대 최고 생산차질액'을 기록한 2013년 2조200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신형 i30 티저 이미지

◆ 하반기 신차 대거 출시…노사 합의안 도출, 한층 수월해질 듯

현대차는 올 하반기 판매를 견인할 신차들을 대거 투입해 내수절벽을 정면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현대차는 지난 1일 사전계약에 들어간 신형 i30를 이달 8일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에 출시하는 신형 i30은 3세대 모델로 고성능·고효율의 신규 터보 GDi 엔진과 7단 DCT의 조합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특히 험난한 주행환경을 갖춘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혹독한 주행 테스트를 거치며 유럽형 주행감성을 구현해 냈다는 게 회사측 설명.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을 53%로 확대해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적용된 7에어백 시스템을 장착했다.

이와 함께 신형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운전석만 잠금 해제되는 세이프티 언락 기능,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와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애플 카플레이 등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이 탑재됐다.

i30은 가솔린 1.4 터보, 1.6 터보, 디젤 1.6 등 3개 엔진 라인업, 총 5개 트림으로 구성된다.

신형 i30의 판매가는 1980만~2670만원으로 책정됐다.

또 현대차는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11월 전에 신형 그랜저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출시될 신형 그랜저IG는 2011년 1월 5세대 그랜저 출시 이후 6년10개월 만에 풀체인지(완전 변경)를 거친 모델이다.

특히 그랜저가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기아차의 K7에게 준대형 세단 왕좌를 내준 만큼, 신형 그랜저를 조기등판시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K7의 누적 내수 판매량은 3만7561대인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그랜저는 3만6707대가 팔리며 K7에게 선두를 내줬다.

또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 스포츠도 올해 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노조와의 관계에 있어서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한 차례 잠정합의안이 도출됐던 만큼 노조와의 합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하반기 신형 i30와 최고 볼륨 모델인 신형 그랜저, G80 스포츠 등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이를 통해 그동안의 실적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노조와의 잠정합의를 이끌어냈었다"며 "9월 중으로 노사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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