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모습.

[이뉴스투데이 이호영 기자] 유통업계 백화점은 비수기인 7~8월이지만 연일 폭염으로 고객들이 몰리면서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시원한 내부의 롯데월드몰과 코엑스몰 등 대형 복합쇼핑몰도 한여름 호황이긴 마찬가지다.

이같은 폭염 특수도 명암이 갈리고 있다. 고객이 대거 몰리는 일부 대형 복합쇼핑몰과는 달리 재래시장과 지역 쇼핑몰엔 소비침체 속 폭염이 또 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

22일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에 따르면 장기불황에 중국의 사드 보복 등과 맞물려 중국 관광객 발길도 뜸해진 상황이다. 재래시장은 최근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더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남대문시장 80~90% 주요 고객은 일본인과 중국인 등 관광객이다. 시장 한 상인은 "일본인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지 6~7년 됐다"며 "저희 집은 판매를 일본인 바이어들에서 내수를 주력으로 돌린지 꽤 되는데 올해 여름처럼 힘든 경우는 없다. (손님들이 없어) 어떻게 견뎌야 하나 싶다"고 했다.

사드 논란 등이 국내외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고객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상인들은 "중국인 관광객들도 꽤 오곤했는데 국가체제가 다르다보니 중국인들은 (나라에서) 하지 말라는 것은 안 하는 것 같다. 장사하는 입장에서 보면 사드 때문인 것 같은데 정말 중국인 발길이 뚝 끊겼다"고 했다.

상인들은 현금 흐름도 안 좋고 IMF보다도 더 힘든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공황상태'라고도 표현했다. 여기에 폭염은 침체된 분위기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상인들은 "시장 상인 중 3분의 1 가량은 접고 나갔다고 보면 되고 남은 상인들도 권리금만 아니라면 진작에 나갔을 사람들"이라고 토로했다. 임대료는 해마다 상승하고 십수년 전 장사 잘 되던 당시 권리금을 쉽게 포기할 수 없어 버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이어 "장사만 40~50년, 다들 이골이 난 사람들인데 접고 나갈 정도면 어느 정도겠느냐"며 "이미 마음은 지쳤고 덥다보니까 몸까지 힘들다"고 했다.

시장 대로변은 지나가는 사람들이라도 있으니 그나마 상황이 낫다. 무더위에 뒷길 상점들은 뜸하게 오던 손님마저 아예 끊겼다.

동대문 일대 재래시장들도 마찬가지다. 중구 을지로 한 재래시장 먹자골목내 한 상인은 "저희 시장은 덥고 비가 오면 손님이 끊기는데 요즘이 그렇다"며 "그렇더라도 통상 이렇게까지 손님이 없지는 않는데 도통 사람들이 안 온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 쇼핑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 쇼핑몰 한 상인은 "더우니까 몰에 들어왔다가 한바퀴 돌면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손님들은 매출로 이어지진 않는다. 이렇게 온 경우 둘러보며 더위만 식힌다. 대부분 구경만 하다가 나간다"고 했다. 지역 쇼핑몰의 경우는 더위로 사람들이 다소 늘긴 했지만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한편 지역 시장이나 쇼핑몰과 달리 대형 쇼핑몰들은 폭염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시민들이 푹푹 찌는 야외보다 시원한 실내로 몰리면서 백화점업계 1위 롯데백화점 매출은 7월 말 8월 초인 지난달 25일부터 7일까지 전년 동기간 대비 4.1% 늘었다. 대형마트업계 1위 이마트 매출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대형 복합쇼핑몰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월드몰도 방문객수는 11만명 가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00명이 더 늘었다. 폭염이 이어진 이달 들어서부터는 방문객은 1만명 가량이 급증했다.

7월 24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몰 방문객 수도 전년 동기 대비 16% 가량 늘었고 매장 매출도 12% 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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