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동부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총책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시민의 이야기는 쏙 빼고 자신들의 공으로 모두 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이뉴스투데이 정영미 기자] 다 된 밥상에 숟가락만 살짝 얹었다는 말이 이런 상황에 쓰이는 말인가? 화성 동부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총책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시민의 이야기는 쏙 빼고 자신들의 공으로 모두 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25일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게시판에는 '화성 동부경찰서 보이스피싱사건 관련자들 사과 및 처벌해라'는 제목으로 시민이 결정적인 제보를 해왔음에도 이를 방관해왔던 경찰의 태도를 꾸짖었다.

화성 동부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총책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시민의 이야기는 쏙 빼고 자신들의 공으로 모두 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수사는 국민 단 한 명이 하지만 공적은 경찰들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화성 동부경찰서 자유게시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국민의 분노를 그대로 전달했다.

이 사건의 경위는 MBC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에서 작은 세탁소를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해 3200만원을 뜯겼다. 이후 한 달쯤 뒤, 자신을 속인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전화를 걸어와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며 두목 견인 총책에 대한 정보를 넘겨줬다고 한다.

이에 해당 여성은 총책의 본명, 인적사항, 입국할 예정날짜 등을 경찰에 알려줬지만, 경찰은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라며 어떠한 반응조차 보이지 않았다.

화성 동부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총책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시민의 이야기는 쏙 빼고 자신들의 공으로 모두 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경찰에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던 그녀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경찰 대신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설득, 총책의 최근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은신처 정보, 중국 산둥성의 사무실 주소, 보이스피싱의 표적이 된 800명의 개인 정보와 실제 돈을 뜯어낸 피해자들의 명부 등을 입수해 경찰에 제출했다.

그녀의 활약 덕분에 경찰은 보이스피싱 총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녀에게는 어떠한 소식도 알리지 않은 채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자신들이) 첩보를 입수해 검거했다"고 적었다.

그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 범죄 신고자에게 최대 1억원의 신고보상금을 주도록 돼 있지만 이마저도 누락시켰다.

사건이 알려지자 경찰은 바뻐서 지연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경찰은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구정 끝나고 사건 송치하고 구정 쇨 때 나와서 추가 조사하고 그러는 바람에 시간이 지연됐다"고 말하며 "보상금을 즉시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 또한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경찰에 이러한 태도에 화가 난 여성은 화성 동부경찰서의 업무 태만과 신고 무시 등에 대해 진정서를 접수한 상태다.

화성 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사진출처=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사는 사람들의 태도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며 "사과가 먼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표창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 지금 성과주의 폐단이 전국에서 터지고 있다.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아고라에는 화성 동부경찰서의 사과와 책임, 파면을 청원하는 서명 글이 596개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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