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신작 '오버워치' 게임 스크린샷 <사진=블리자드>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블리자드의 신작 FPS 게임 ‘오버워치’가 지난 4년간 최고 인기 게임의 자리를 지켜온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를 턱밑까지 추격한 가운데 우리나라 PC게임들은 안방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오버워치는 지난달 24일 출시 첫날 게임 리서치 업체 게임트릭스 집계 기준 국내 PC방 점유율 11.67%을 차지한 이후 가파른 흥행 상승세를 보이며 이달 20일 점유율 28.36%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는 지난 4년간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던 리그 오브 레전드의 29.08%와 1% 미만의 근소한 차이다. 지난 17일에는 오버워치의 점유율이 리그 오브 레전드를 0.19% 앞선 29.36%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들 두 외산 게임의 국내 PC방 점유율을 합하면 무려 57.44%에 달해 국내 PC게임 시장을 쥐고 흔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이전까지 10%대의 점유율로 2위 자리를 지키던 넥슨의 FPS ‘서든어택’은 8.89%까지 하락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그 뒤를 이어 넥슨이 서비스하는 EA의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이 5.48%로 4위며 국내 PC게임계의 ‘큰손’이었던 엔씨소프트의 간판 타이틀인 ‘리니지’,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등 MMORPG들도 모두 1~2%대의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게임들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e스포츠를 태동하게 했던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의 영향력은 말할 것도 없고 리니지 시리즈로 MMORPG를 선도하던 엔씨소프트도 2000년대 후반 블리자드가 새로운 시스템으로 무장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RPG 왕좌를 넘겨주는 등 외산 ‘대작’ 게임들이 국내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꿔왔다.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로 이어진 외산 게임의 공세가 이번 오버워치의 흥행으로 한층 더 격화된 것이다. 특히 오버워치는 게임성 강한 FPS 게임임에도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이 캐릭터성이 강한 AOS 느낌을 갖추고 있어 게임 시장에 또 다른 파장을 일으키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오버워치의 인기는 과거 밸브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가 사실상 국내 PC방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FPS 장르의 무주공산을 차지한 ‘스페셜포스’, 서든어택의 위치를 위태롭게 보이게 한다. 넥슨은 다음달 ‘서든어택2’를 출시해 이에 맞설 예정이지만 참신성 부분에서 오버워치를 능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게임 시장을 흔들어온 외산 대작 게임들의 특징은 같은 장르에서도 기존과 다른 시스템으로 게임성을 완전히 차별화 했다는 점이다.

과거 RTS 장르에서 전통적인 강자였던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 대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빠른 전개로 게임성을 강화한 스타크래프트부터 리니지 등 국내 MMORPG들이 단순 클릭과 반복적 사냥을 메인으로 할 때 유저의 컨트롤 비중과 미션 자유도 등을 비약적으로 높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전통을 깬 좋은 예다.

이상의 게임에서 블리자드의 높은 게임성이 빛났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는 유저 주도로 만들어져 그 동안 부수적인 즐길거리에 머물던 MOD 게임에 캐릭터성을 부여해 본격 게임화한 참신함이 성공의 열쇠였다.

이들과 달리 현재까지 국내 게임업계에서 내놓은 간판 타이틀들은 대부분 이전까지 해당 장르에서 검증된 ‘흥행 공식’을 답습한 모습이었다. 리니지의 성공에 세계관과 캐릭터만 다른 유사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빈자리에는 이를 거의 모방하다시피 한 국내 FPS가 들어앉았다.

현재까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PC게임 타이틀도 대부분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오버워치 같은 신선한 타이틀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한 게임 이용자는 “서든어택2의 출시가 임박했지만 오버워치와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국산 게임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는 급속도로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PC게임 중심의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모바일 게임에 강한 넷마블에 업계 2위 자리를 내준 것도 이런 시장 추이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라이트 유저(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캐시 아이템 결제 등의 수익 모델에 치중하게 되고 게임 자체는 캐주얼 퍼즐이나 러닝, 영웅 뽑기 등으로 공식화 되가는 모바일 게임 역량이 게임사의 개발 역량을 대변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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