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근하 기자] 녹십자가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다국적 제약사 출신 임원을 영입한 데 이어, 수출 주력 제형의 독감백신을 개발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최근 사업개발 본부를 새로 조성했다. 신설된 부서는 기존 개발본부에서 제품 라이선스와 해외 파트너사 관련 업무를 분리해서 꾸린 것으로, 개발부 소속이었던 10여 명의 전문 인력들이 사업개발본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녹십자는 류준수 상무를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류준수 신임 상무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터크경영대학원(Tuck School of Business)에서 MBA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화그룹 바이오사업부, 한국IMS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으며 먼디파마(한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 상무를 역임하는 등 관련 업무를 두루 걸친 전문가다.

이 같은 조치는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녹십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녹십자 측은 “제품 라이선싱과 글로벌 파트너링 강화를 위해 사업개발본부를 신설하고 류준수 상무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을 잡기 위한 녹십자의 승부수는 주력제품들에서도 드러난다. 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지난달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시험 진입을 승인받았다.

녹십자는 이번 임상을 통해 경쟁약인 ‘엘라프라제’의 투여용량보다 두 배, 세배로 늘렸을 때 효과를 탐색하고 안전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미국에서 허가 받은 엘라프라제는 체중 kg당 0.5mg 투여만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녹십자는 헌터라제의 약효 강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헌터라제는 지난 2012년 샤이어 ‘엘라프라제’의 독점을 깨고 국내에 출시됐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출시 2년 만에 절반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남미와 북아프리카 등지에도 수출돼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아울러 녹십자는 독감백신을 여러 제형으로 개발해 내수·수출 시장 환경에 따른 맞춤형 전략도 펼치고 있다.

녹십자의 4가 인플루엔자(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멀티주’는 이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4가 독감백신은 A형 독감 바이러스 두 종류와 B형 바이러스 두 종류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이다.

녹십자가 허가 받은 4가 독감백신은 성인 10회 투여분에 해당하는 멀티도즈 바이알 제형으로, 국내 제약사가 이 제형의 4가 독감백신 허가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녹십자 측은 “이번 허가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기존에 집중하고 있는 국제기구 입찰 시장은 물론 각 국가별 민간시장 공략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녹십자는 지난해 11월 국내 제약사 최초로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의 4가 독감백신을 허가 받았고, 올 4월에는 싱글도즈 바이알 제형으로 허가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녹십자 측은 “기존에 수출하고 있는 3가 독감백신의 제형은 국내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프리필드시린지가 아니라, 싱글도즈와 멀티도즈 바이알이다”라며 “특히 멀티도즈 바이알 제형은 유통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때문에 싱글도즈 보다 더 많이 수출된다”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는 수출 주력 제형으로 4가 독감백신의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requalification) 인증을 획득해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녹십자는 기존 3가 독감백신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WHO 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받아 중남미 국제기구 입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4가 독감백신의 활약도 기대한다며 이 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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